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 장기화 및 동절기 호흡기감염병 동시 유행에 대비해 이달 중 개소를 목표로 했던 보건소 내 호흡기전담클리닉 설치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5월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가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막고자 9월 중 경기도내 46개 보건소를 비롯해 전국 500개 보건소에 호흡기 및 발열 증상 환자의 초기 진료를 위한 시스템인 호흡기전담클리닉을 개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각 시·군보건소별로 인력 문제, 시설 및 장비 문제 등이 빚어지면서 정확한 개소 계획이 세워지지 못하고 있어 이달 중 개소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각 시·군보건소가 호흡기전담클리닉 설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클리닉에 상주해야 하는 인력 확보가 순탄치 않기 때문이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소 호흡기질환을 진단 및 진료할 수 있는 의사와 간호사 각 1명 이상을 비롯해 진료보조, 행정, 소독을 담당하는 인력 2명 등 총 4명 이상이 확보돼야 한다. 하지만 수도권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의료인력 확보가 쉽지 않게 돼 상주 인력 부족으로 클리닉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클리닉을 운영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시설적인 차원에서도 각 보건소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호흡기질환 환자를 위한 시설인 만큼 비말(침방울) 확산을 차단할 수 있도록 구조적으로 동선을 분리해야 하는 한편, 환기가 가능한 환경관리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이 밖에 감염 예방 설비와 손 소독제, 이동형 음압기 등의 물품, 공기 흐름 제어기도 구비해야 하지만 정부의 지원이 부족해 자체 설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는 다음 주 중 시·군별 호흡기전담클리닉 운영계획 현황을 다시 파악해 복지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시·군별로 클리닉 설치를 추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도 차원에서 설치를 독려하고 있지만 전 보건소에 설치될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ky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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