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남례 인천 여성아너소사이어티 클럽 회장
임남례 인천 여성아너소사이어티 클럽 회장

코로나19로 경제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올해도 추석 명절은 어김없이 다가왔다. 예로부터 추석 명절은 풍요의 계절로 연중 가장 풍성한 시기라고 하지만 이번 추석은 근래 가장 힘든 명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국가적 재난위기에 처하다 보니 웬만해선 이웃을 돌볼 여력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삶이 팍팍해질수록 가진 자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계층의 삶이 힘들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계층은 그래도 버틸 여력이 있지만, 그저 근근이 삶을 이어온 저소득 계층은 하루살이가 버거운 지경에 이르다 보니 당장의 끼니부터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안타깝게도 우리 이웃에는 소년소녀가장, 조손가정, 장애인가정, 홀몸노인 등 사회적 소외계층이 많이 살고 있고, 심지어는 코로나 탓에 직장을 잃거나 일거리가 없어 하루하루를 견디기 힘든 사람들도 수없이 많이 살고 있다. 이처럼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보니 상대적 박탈감에 삶의 의욕마저 잃은 채, 무기력한 날을 보내게 된다. 

모두가 즐겁고 풍요롭게 맞이해야 하는 추석이지만 이처럼 불우한 처지를 한탄하는 소외된 이웃들을 우리 사회가 챙기고 다독여야 한다. 그러나 올해는 유례가 없는 코로나 감염사태로 인한 경제 위축으로 기업이나 단체, 개인 모두가 형편이 좋지 않아 불우한 이웃을 돌아볼 여유가 충분치 못한 듯하다. 코로나 감염 확산 사태로 많은 국민이 어려움에 처해 국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정도로 삶이 팍팍해지다 보니 소외계층을 돕는 손길도 줄어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 상황이 어렵다고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국가의 지원이 부족하고 주위에서도 돌볼 여력마저 부족한 이 시기에 고립된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민간 독지가의 손길이 절실하지만 사람마다 삶의 방식이 다르고 이웃을 대하는 방식도 각각 다르기 마련이다. ‘광에서 인심 난다’는 말처럼 나누고 싶어도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광이 넘쳐나도 나눌 줄 모르는 사람도 또한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무리 삶이 어려운 시기일지라도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외면한다면 진정한 복지사회라고 할 수 있겠는가.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배려하는 ‘기부와 나눔’은 자발적이고,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이타적이며 공익적인 활동이다. 일상생활 가운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현금이나 현물을 제공하는 이웃돕기 활동이며 나눔에 동참하는 숭고한 박애정신의 발로인 것이다. 어느 나라든 소외계층이 없을 수는 없다. 정작 중요한 점은 이들을 어떻게 포용해 계층 간 갈등을 해소하고 공동체의식을 확보해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느냐 하는 데 있다. 

올해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정도로 유례가 없는 국가재난 상황을 맞고 있지만 우리 국민들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단합된 힘을 보여 왔다. 어려운 삶 속에서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남을 돕는다는 것은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이기도 하다. 도움을 주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자신에게 더 큰 기쁨으로 오고 서로에게 따뜻한 마음이 전달된다면, 어려운 삶 가운데서도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지금은 국내외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이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소외계층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기부와 나눔이라는 따뜻한 문화가 점차 퍼지면서 관심을 갖고 실제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불우이웃에게 베풀어진 온정은 그들에게 살아갈 희망과 용기를 북돋우고, 함께 어우러져 하나된 나라를 만드는 작은 밑거름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가오는 추석은 소외계층을 배려하며 나눔의 기쁨을 맛보는 행복한 연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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