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마다 자동차가 넘쳐나고 있는 사회다. 자동차를 운행하려면 연료인 기름 주유가 필요하다. 근자 들어 대부분의 주유소들이 셀프 주유 시설을 갖추고 영업을 하고 있다. 도심과 교외를 막론하고 주유소는 곳곳에 산재해 있다. 주유소에는 인화성이 강한 기름이 다량 저장돼 있다. 자칫 화재사고라도 발생하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때문에 주유소는 여느 곳에 비해 보다 철저한 화재 안전이 요청되는 장소라 하겠다. 

경기도내 셀프주유소 3곳 중 1곳은 위험물 안전관리자도 없이 운영되는 등 안전관리에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소방재난본부가 지난 7∼8월 도내 셀프주유소 964곳을 대상으로 위험물 전수검사를 실시한 결과 30% 상당에 해당하는 287곳에서 지적사항이 발견됐다. 위반 사항을 보면 정기점검 결과를 허위 작성하는가 하면 무허가로 주유소 내 건축물 일부를 증축하거나 철거하는 행위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심지어 위험물 취급업소이면서도 위험물 관리자가 없는 상태로 주유소를 운영한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사고는 발생하기 전에 반드시 일정한 조짐을 보인다. 사고 발생 후 원인을 분석해보면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과실이다. 조금만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면 얼마든지 예방 가능했던 사고로 밝혀지곤 한다. 한 번의 큰 재해가 있기 전에, 그와 관련된 작은 사고나 징후들이 먼저 여러 번 일어난다는 이론인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이 있다. 이 법칙대로 사소한 문제를 내버려둘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좀처럼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똑같은 사고를 반복하고 있는 우리 사회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화재 등 대형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곤 하는 우리다. 그때마다 안전당국은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하곤 한다. 하지만 그때뿐이다. 사후약방문격이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다. 우리는 미욱하게도 위험이 예견되는데도 주의 태만으로 간과하기 때문에 사고를 초래하곤 한다. 아무리 국민소득이 높다 해도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사회는 선진국이 아니다. 주유소에서 사고는 대형화재 사고로 이어진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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