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운 객원논설위원
이명운 객원논설위원

정당하지도 너그럽지도 못한 사회, 자신 주장만이 진리요, 정의라고 외치는 사회. 전 국민이 힘들게 버티는 데 아직도 내 편과 네 편을 나누고, 2만 원(통신비)을 주니 마니 하면서 중요한 결정을 미루고 있다. 둘 다 똑같다. 백년가게(중소벤처기업부)와 이어가게(인천시)로 오랜 역사를 잇는 전통을 찾는다. 백년가게와 이어가게는 나름의 원칙(좋은 재료, 진실함)과 양심(내가 먹는 것처럼 만든다)이 이어지기에 사람들이 찾는 전통이 있는 것 아닐까. 소신 있는 국방장관은 사라진 지 오래고, 법무부 장관은 자리에 오르면 부정과 비리로 제 임기를 채우기 급급하다. 

법의 판결이 나오기 전이지만 국민정서는 입시비리와 군 탈영이라는 것을 누구나 아는 것 아닐는지.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양심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장마로 배추가격이 오르니 고랭지 밭의 배추 도둑, 절도가 기승을 부린다. 엄벌해야 한다고 언론마다 보도하고 있다. 농민들의 어려움은 상관없이 자신의 득을 위해 도둑질이라니 양심 없는 도둑놈이다. 

하지만 "5년 전 7억짜리 서울 미분양 아파트, 지금은 17억"(동아일보 7월 18일자)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속상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서울 대규모 신축 아파트 단지 가격이 고공 상승을 멈추지 않는 것은 지금이라도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절대적으로 주택공급이 주택 수요를 따라 잡지 못한다. 주택을 아무리 빨리 짓는다 해도 집을 갖고자 하는 주택수요를 따라 잡지 못한다. 이것이 경제원칙이다. 

서울이 세계적인 도시로 분류되는 이유 중 하나는 그린벨트가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손대서는 안 될 그린벨트까지 거론하면서까지 부동산 가격을 부추기고 있다. 그렇기에 항상 초과수요가 나타나고 시세차익을 노리는 집단이 존재하게 된다. 그 집단을 때려잡겠다고 어설픈 주택정책이 주택 가격을 올리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부동산정책을 펼칠 때마다 부동산 가격이 꺾이는 척하다가 다시 반등하는 경험을 너무 잘 알고 있다. 부동산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얼씨구 하고 치솟기만 한다. 

지금은 서울 집값 문제가 아니고 서울 근교, 강원도 원주까지 파급되고 있다는 풍선효과가 문제다. 하나의 신호처럼 발표만 하면 이익집단이 생겨나고 이득을 보는 사람이 생긴다. 원칙도 없고 양심도 없다. 일례로 서울 집과 세종시의 집이 있는데, 서울의 집은 두 배로 짧은 기간에 오르고 세종시는 아주 천천히 조금 올랐다 치자. 그럼 세종시 집을 파는 것이 맞다. 그런데 "왜 세종시 집을 팔지, 서울 집을 안파냐"고 난리를 친다. 세종시를 건설하면서 행정부 이전, 공무원들의 과로사 문제와 가족 문제가 불거졌고, 공무원들에게 세종시 근처에 집을 사도록 권유했던 시절도 있다. 전세도 있고 월세도 있지만, 대출을 받아서 집을 샀던 공무원도 있다. 

그런데 지금 1가구 2주택이라고 팔라고 권고한다. 자금 여유가 있어서 출퇴근도 힘들고 자산 가치를 위해 서울 집도 세종시의 집도 가졌다고 나쁜 사람이 아니다. 별장을 갖고 있으면 부자라던 시절에도, 별장을 가졌다고 과세하고 팔라고 억압하진 않았다. 부자가 여러 채를 가진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많은 집을 갖는 과정에서 고급정보(?)가 원칙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가 문제라는 점이다. 

원칙과 양심에 의해 정당하게 형성된 부에 대해서는 칭찬을 해야 하는 것이 시장경제이고, 자본주의 경제이다. 취업할 사람은 많고(노동공급), 취업할 곳은 없으니(노동 수요) 이것이 청년실업이다. 그러면 일자리, 취업할 곳을 만들면 된다 하지만, 그 일자리가 비정규직, 계약직, 더 나아가 편법으로 나타난 무기계약직, 청춘을 무기계약직에 던지지는 않는다. 

집을 살수 없으니 전세, 월세를 구하는 것과 동일하다. 서민의 눈높이에서 정책이 만들어질 때 정부 정책은 힘을 얻고 신뢰를 얻어 정책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 모두 귓등으로도 안 듣는 정부의 정책은 쇼맨십이다. 장관을 해임하냐 마냐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이 인정하고 신뢰하는 지를 걱정해야 한다. 원칙과 양심에서 그린벨트까지 해제하면서 주택을 공급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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