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릿(chicklit)은 젊은 여성을 뜻하는 속어인 ‘chick’과 문학을 의미하는 ‘literature’의 합성어로, 2030 여성들의 일과 사랑을 다룬 소설을 말한다. 사랑에 포커스가 맞춰진 로맨스 장르와의 차이점은 자신의 직업과 삶에 대한 고민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은 전형적인 칙릿 영화로 새로운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성을 다룬 작품이다.

경영난으로 해고된 지방 방송국 PD 베키는 메이저 방송국 재취업에 성공한다. 생방송 아침 정보 프로그램을 맡아 들뜬 마음으로 부서를 찾지만 팀워크는 최악이었다. 수년째 시청률 꼴찌인 모닝쇼 ‘데이 브레이크’의 기사회생을 위해 베키는 전설적인 뉴스 앵커 마이크를 영입한다. 방송국과의 계약 조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팀에 합류한 마이크는 진지하고 심각한 뉴스의 가치를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에게 소소한 생활정보와 웃음을 주는 모닝쇼 진행은 악몽 같았다. 

시청률 반등에 성공할 거란 기대와는 달리 팀에 협력할 의지가 없는 오만한 마이크로 인해 시청률은 더욱 하락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인 마이크를 제외한 다른 팀원들은 베키의 진심과 열정에 감화돼 손발을 잘 맞춰 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추락하는 시청률을 보다 못한 방송국은 시청률 5%를 넘기지 못하면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날린다. 새 직장에서 멋진 인연도 만났건만, 과연 그녀는 일과 사랑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어떠한 상황에도 좌절하거나 무너지지 않는,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형 캐릭터 베키는 우리의 예상대로 원하는 모든 것을 성취한다.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은 결말이 예측 가능한 뻔하디 뻔한 스토리다. 전형적인 캐릭터가 전형적인 이야기를 전하는 이 식상한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그 뻔한 틀 안에서도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공감을 끌어내는 단단한 상황 설정은 자연스레 관객을 몰입으로 이끈다. 그렇게 구축된 탄탄한 드라마 위에 위트 있는 대사와 통통 튀는 에피소드가 맞물려 웃음을 자아낸다. 

사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장르별로 비슷한 스토리라인을 갖기 마련이다. 차별화의 핵심은 흥미로운 요소와 디테일에 있다.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은 아침 생방송의 분주한 분위기를 실감나게 살려 보는 재미를 더했다. 매력적인 캐스팅도 작품에 힘을 실어줬는데, 까칠한 뉴스 앵커 역의 해리슨 포드는 그간 보여 주지 않은 색다른 모습으로 작품의 한 축을 담당한다. 인간 비타민이라 불리는 레이첼 맥아담스가 열연한 베키는 시종일관 극에 생기와 에너지를 불어넣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은 동료들과 끈끈한 유대를 쌓으며 서로의 성장을 돕는 모습을 유쾌하고 훈훈하게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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