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지끈지끈 뇌혈관 이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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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지끈지끈 뇌혈관 이상신호
보이지 않는 질병 ‘편두통’
  • 기호일보
  • 승인 2020.09.2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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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검단탑병원 신경과  과장
김진수 검단탑병원 신경과 과장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머리가 아팠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두통은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전체 인구의 70~80% 이상이 1년에 한 번 이상 두통을 경험한다. 신경과에서 사용하는 세계두통학회의 두통 분류(ICHD-3)를 보면 거의 200종류 이상이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렇게 많은 두통의 종류에서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편두통’에 대한 내용을 다뤄 보고자 한다.

편두통이란 뇌혈관과 삼차신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두통으로 정의할 수 있다. 편두통 기전에서 가장 중요한 신경인 삼차신경은 얼굴·두피의 모든 감각을 총괄하고 있는 신경으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모든 감각이 들어와 삼차신경을 거쳐 뇌로 올라가게 되는데, 특정 환자에서는 어떠한 자극으로 인해 삼차신경으로 뇌 부위가 자극받게 된다. 그러면 해당 뇌 부위에서 분비되는 여러 물질들이 주위의 뇌막을 둘러싼 뇌혈관을 확장시키고, 혈관을 통해 이 물질이 이동하면서 편두통이 시작된다.

결국 편두통은 머리 혈관의 기능 이상에서 발생하는 두통이다. 태생적인 뇌혈관의 민감함, 호르몬 변화나 가족력 영향, 그리고 그런 기질을 가진 사람이 어떠한 원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뇌혈관에 기능 이상이 생기면 나타난다. 

대부분 수시간 전부터 약간의 전구증상이 있다. 두통이 있기 전부터 하품이 나거나 피곤하고 식은땀도 나고 빛과 소리 자극에 예민해지는 등 뭔가 몸이 좋지 않은 증상이 보일 수 있다. 동시에 전조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흔히 동반되는 증상으로는 울렁거림, 어지러움, 구토 등이 있다. 머리가 욱신욱신하고 깨질 것 같으며 울렁거리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것 같고 온몸이 아픈 느낌이 나타난다. 이후 두통이 호전되더라도 피곤하고 멍한 느낌, 뭔가 개운치 않은 느낌이 있다가 어느 순간 좋아지게 된다. 이런 증상이 수차례 반복되는 것이 진짜 편두통이다.

편두통의 약물치료로는 ‘급성기 치료’와 ‘예방적 치료’가 있다. 급성기 치료는 두통이 시작될 때 약물치료를 통해 최대한 신속히 호전되게 하는 방법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타이레놀·펜잘 등 일반적인 소염진통제 계통의 약물들을 사용한다. 두통 초기에는 이런 약물치료로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자꾸 복용하다 보면 두통이 호전되지 않아 복용 양이나 횟수가 점차 늘어나 약물과용두통을 만들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런 약으로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 뇌혈관에 직접 작용하는 에르고타민제제와 트립탄제제를 사용하는 편이 좋다. 특히 트립탄제제는 편두통에 가장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기 약물은 머리 아픈 것만 최대한 빨리 가라앉히기 위한 치료인 반면 예방적 치료는 앞으로 두통이 오지 않게, 오더라도 덜 오게 그리고 강도를 약하게 만들어 주는 방법이다. 주로 베타차단제, 삼환계 항우울제 및 항경련제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런 치료들은 뇌를 예민하지 않게, 자극이 발생하지 않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최근 예방적 효과가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진 보톡스 치료가 있다. 두통 때문에 보톡스를 머리에 맞는다는 부분을 의아해하는 분들이 많다. 보톡스의 기전은 신경 말단에서 신경 사이의 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전달을 방해한다. 쉽게 표현하자면 신경의 기능을 약화시킨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편두통은 삼차신경이라고 하는 두부·얼굴·뇌막 등 감각을 공급하는 신경에서 통증이 퍼지고 악화되는 양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경자극의 전달을 차단해 두통 감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보톡스 치료를 받은 편두통 환자의 두통이 50~70% 이상 호전됐다는 연구 결과(PREEMPT study)가 나왔고, 예방적 약제보다 3~4배 이상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일반적으로 3~4개월마다 한 번씩 총 3회 시술하게 되고, 1~2회만 받아도 만족하는 경우 추가 시술 없이 관찰하기도 한다.

두통으로 시행한 MRI 검사에서 이상이 보이지 않는다고 질병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신경과에서는 두통으로 힘들어하는 환자분들이 머리가 맑아지는 날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도움말=검단탑병원 신경과 김진수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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