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인천시 중구 학생교육문화회관 앞에서 인현동 화재참사 공적기억조형물 ‘기억의 싹’ 제막식이 열려 관계자들이 새싹 모양이 새겨진 조형물을 살펴보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22일 인천시 중구 학생교육문화회관 앞에서 인현동 화재참사 공적기억조형물 ‘기억의 싹’ 제막식이 열려 관계자들이 새싹 모양이 새겨진 조형물을 살펴보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 인현동 화재참사 20주기를 맞아 추모공간을 조성하기로 한 계획이 절반의 실현에 그쳐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참사를 기리는 조형물은 세웠으나 추모비 일대 공원화는 검토 단계에서 막혔기 때문이다.

22일 오전 중구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앞에서는 인현동 화재참사 공적기억조형물 ‘기억의 싹’ 제막식이 열렸다. 인현동 화재참사 유가족대표와 시민사회단체 대표, 중구청장, 시의원, 시와 교육청 관계자 등이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조형물은 1999년 인현동 화재참사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 유족의 아픔을 나누며, 생명 존엄과 공공의 기억을 미래 세대와 함께 하기 위해 세워졌다.

유족회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인현동 화재참사 20주기 추모준비위원회는 참사 20주기였던 지난해부터 추모공간 조성의 일환으로 조형물 설치를 추진했다. 참사를 기리기 위해 건립된 인천학생문화회관의 취지를 명시한 표지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번 제막식으로 계획의 일부는 실현됐으나, 이 일대가 시민들이 머물며 추억하는 공간이 되기에는 아직도 역부족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회관 건립과 함께 건물 뒤편에 세워졌던 위령탑과 추모비가 여전히 야외주차장에 있기 때문이다.

추모준비위는 지난해 조형물 설치와 함께 야외주차장 공원화 계획을 시와 시교육청 등에 건의해 왔다. 추모비의 위치가 외진 탓에 눈에 잘 띄지 않는데다, 주차장에 둘러싸여 추모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또 위령비 옆에는 도시가스 정압기도 설치돼 이전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추모비 일대 공원화는 현재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야외주차장을 추모공간으로 공원화해야 한다는 건의에 대해 지난해 회관과 중구청 등이 협의를 거쳤지만 법령상 불가하다는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야외주차장을 도로 쪽으로 옮겨 대체하는 방안까지 제기됐으나 중구에서는 도로를 차로로 쓰기 위해서는 주차대수가 총 8대 이하여야 하는 점을 이유로 어렵다는 답변이 나왔다.

시와 회관도 지금은 공원 조성이 불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관계자는 "야외주차장을 옮기는 것에 대해 중구청에 문의해 봤는데 불가하다는 통보가 와 추진하지 못했다"며 "마땅한 이전부지가 없다 보니 야외주차장을 없애고 공원으로 만들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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