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는 일제강점기에 금지됐던 민족음악의 노래책인 「근화창가」가 국내 최초로 다음 달 30일부터 한국근현대음악관에서 공개된다고 23일 밝혔다.

「근화창가」는 조선총독부에 의해 1939년 12월 1일 금지단행본 처분으로 사라진 노래책으로 그동안 출판 사실과 존재 여부만 알려져 왔었다. 

이번에 최초로 공개되는 「근화창가」는 민족음악학자 고(故) 노동은 교수가 발굴, 유가족이 소장 중 지난해 2월 평택시에 양도한 자료로 표지와 내지의 누락 없이 매우 양호한 상태이다. 조선의 민족정신을 표출하는 출판물이 모두 ‘치안 유지’로 금지되는 상황에서도 민족 정서를 지키려 했던 우리 역사의 자랑스러운 증거물이다. 

민족음악가인 노영호(盧永鎬)가 1921년 근화사(槿花社)에서 펴낸 이 창가집은 ‘조선의 자랑’, ‘을지문덕’, ‘강감찬’ 등 총 7곡의 우리말 가사와 오선보 및 숫자보가 함께 수록돼 있다.

한국근현대음악사 연구자인 민경찬 교수는 "일제에 의해 금지 처분을 받은 창가집은 대부분 실물이 전해오지 않아 그 면면을 정확히 알 수 없었다"며 "「근화창가」는 우리의 음악사뿐만 아니라 어학사, 문학사, 독립운동사, 이민사, 근대사 연구의 1차 자료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장선 시장은 "본 자료를 전통음악 수호 영웅 지영희 명인의 고향인 평택에서 처음 공개하게 돼 매우 의미가 크다"며 "한국근현대음악관을 통해 평택은 한국 민족음악의 정체성이 확립되고 세계로 뻗어 나아가는 한류음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평택=김진태 기자 kjt@kihoilbo.co.kr 

 김재구 기자 kj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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