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개항장거리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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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개항장거리에 거는 기대
김준우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20.09.24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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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우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김준우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지난 9월 15일 인천시에는 큰 경사가 있었다. 정부의 ‘스마트 관광도시 시범사업’으로서 속초시, 수원시와 경합을 벌인 끝에 인천시의 개항장 거리가 선정된 것이다. 총 88억 원의 대규모 사업으로 코로나19로 위축된 인천 관광산업에 큰 계기를 만들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업의 의미와 중요성 그리고 성공적 수행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살펴보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관광산업은 세 단계로 이뤄져 있다. 관광객 유치단계, 도착해서부터 이뤄지는 편의 서비스 단계, 그리고 떠난 이후 사후 관리 단계이다. 스마트 관광이란 정보기술을 각각의 단계에 접목하는 단계를 벗어나 이 세 단계를 통합해서 각각의 관광객을 상대로 일련의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소위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관광 상품을 개발하거나 고객의 선호에 맞도록 다양한 동선을 설계해 고객을 유인하는 것이 초기 단계이다. 

물론 관광객이 공항에 도착해서 떠날 때까지 각종 편리함과 만족감을 줄 수 있도록 정보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간편 예약과 전자 결제, 정확하고 접근하기 쉬운 정보 서비스 등이 중간 단계라면 고객이 그 감동을 잊지 않고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하나의 사이클로 물 흐르듯이 (seamless) 완결돼야 스마트 관광 서비스가 통합되는 것이다. 

이번 사업의 큰 의의는 이러한 첨단기술을 인천시의 역사적 관광자원과 접목했다는 데 있다. 개항장거리는 20세기 초반에 인천이 국내 처음 개방된 이래 세계의 모든 문화와 문물이 융합된 거리였다. 현재 자유공원 자리에는 만국공원이 있었고 여기에 청나라, 일본 그리고 러시아의 주민들과 외교 관청들이 함께 마주하던 곳이었다. 

개항장 거리는 가장 번화한 시장통으로 외국의 선원, 외교관, 그리고 상인들이 함께 모여 만든 세계 문화의 용광로였던 곳이었다. 일본 치하와 한국전쟁을 겪은 후에도 인천은 수출입의 주요 통로였기 때문에 외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고 그 핵심이 개항장 거리였다. 그러나 사람들의 왕래가 항공사로 바뀌고 화물의 주요 선적항이 부산으로 이동함으로써 인천 항구는 크게 위축된다. 

단지 인천이 수출입 기지로서 공장으로 메워졌기 때문에 개항장 거리는 문화의 축적 및 생산이기보다는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식당가로 변하게 된다. 특히 경제권이 서울로 집중되면서 인천에서 명맥을 이어온 각종 문화시설이 서울로 빠져나가게 되자 인천 개항장은 크게 위축된다. 특히 인천의 도시개발이 동인천에서 주안, 중동, 구월동으로 이동 확산되고 최근  송도신도시가 생김으로써 이러한 시설들의 이탈은 더욱 심각한 상태에 이른다. 

따라서 ‘스마트 관광도시 시범사업’ 선정으로 월미도, 북성동 차이나 타운, 신포동 개항장 거리, 그리고 싸리재 카페거리와 배다리의 헌책방거리에 이르는 관광벨트를 다시 정보기술로 재생시키는 것으로서 인천의 과거를 현재의 편리함과 안락함을 통해 즐기고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관광벨트가 활성화되고 인천의 향후 먹거리가 되기 위해서 우리가 몇 가지를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제 관광의 추세는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주는 시대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이 벨트에 더 많은 내용물을 담아야 한다. 개항장 거리를 보기 위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핵심 어트랙션을 보기 위해 개항장 거리에 머물도록 해야 한다. 만약 개항장 거리 자체가 주가 되면 오히려 개항장 거리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시와 관광산업 핵심기관인 인천관광공사는 더 많은 볼거리, 즐길거리, 체험할 거리를 만들어 내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콘텐츠가 탄탄하면 말려도 민간에서 달려 들게 돼 있다. 정보기술은 관광 보조물이지 결코 관광 주체가 아니다. 다른 하나는 이런 관광산업이 산업 유발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스마트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스마트 관광을 위한 전문가 양성도 필요할 것이고 요식업, 은행, 물류, 숙박 등 파급효과가 상상을 초월한다.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를 이뤄 기존의 산업들과 수직, 수평의 발전적 연결고리를 갖게 되면 침체돼 있는 인천 산업 전반이 함께 활기를 찾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사업 수행 시 지역산업과의 연계를 같이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번 스마트 개항장 거리 선정은 인천 관광사업의 큰 틀과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사업 선정을 통해 인천의 관광벨트를 영종 복합 리조트와 송도 신도시를 함께 연계해 인천의 새로운 관광비전을 창출해야만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인천은 어쩌면 경쟁력 없는 굴뚝 산업에 함몰될 가능성 역시 있다. 이제 미래의 인천 관광산업을 세우기 위해 다 함께 힘을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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