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은 2018년 3월부터 교육과정을 연계한 학생 및 교육 중심의 도서관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각 지역 도서관의 명칭을 ‘교육도서관’으로 변경했다. 그 결과 독서와 자원봉사, 동아리 등 독서 진흥과 교육공동체 활성화를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효율적 도서관 운영이 요구되면서 도교육청이 역할 변화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본보는 그 결과가 무엇인지 짚어 보고, 교육도서관이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경기의정부교육도서관이 초청한 권오준 작가가 학생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다.
경기의정부교육도서관이 초청한 권오준 작가가 학생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다.

# 교육도서관 운영 긍정적 변화 이끌어

교육도서관으로 명명된 이래 학생 중심의 자료 확충과 특화자료 보존이 가능해졌다. 명칭 변경 후 1년이 지난 2019년 학생 중심 구입자료 수는 전체의 44.6%로 크게 올랐다. 때문에 지자체 도서관과 비교했을 때 어린이와 청소년 대출자가 14.8%나 높게 나타났다.

학교도서관 지원사업도 지속 증가해 지난해 도교육청 학교도서관 독서진흥사업은 총 426회 실시됐다. 명칭 변경 이전인 2017년 126회에 불과했으나 크게 증가한 것이다. 학생독서활동 지원사업에 참여한 학생 수도 2017년 1만5천600여 명에서 지난해 8만7천700여 명으로 급격히 올랐다. 

학생 및 교육 중심의 신설 사업 분야에서도 교육과정 연계 독서 지원, 교육공동체 참여, 사서 체험 및 자원봉사, 청소년 연합독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행되면서 주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

# 경기교육도서관 명칭 변화에 따른 역할 변화 조사  

올 7월 기준 경기교육도서관(건축일)은 경기중앙교육도서관(1969년), 평택교육도서관(1986년), 광주교육도서관(1990년), 여주가남교육도서관(2016년), 포천교육도서관(1989년), 김포교육도서관(1985년), 성남교육도서관(1983년), 과천교육도서관(1983년), 화성교육도서관(2006년), 의정부교육도서관(2006년), 평생교육학습관(2008년) 등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설립된 지 수십 년이 흐른 교육도서관이 상당수인데다, 시설과 인력 부족 문제로 효율적인 운영 방향 수립이 과제로 떠올랐다. 더욱이 급변하는 시대에 양질의 자료 비치와 보존도 필요해진 상황이다. 

도교육청은 교육도서관 정책의 효율적 시행과 각종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지난 7월 10일부터 28일까지 ‘경기교육도서관 역할 변화 분석’ 조사를 실시했다. 

최근 3년간 열람실 운영과 학교도서관 지원 전담인력 등 도서관 인력, 학생 중심 자료 현황, 학교도서관 독서진흥사업 및 교육공동체 독서활동 지원, 이용자 인식 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조사가 이뤄졌다. 특히 올해 7월 기준 도내 교육도서관 11곳과 각 지역 학교 간 유기적인 협력체계에 대해서도 면밀한 분석을 진행했다.

올해 경기평택교육도서관에서 진행된 ‘책 읽어주세요’ 교육 모습.
올해 경기평택교육도서관에서 진행된 ‘책 읽어주세요’ 교육 모습.

# 시설 노후화, 전담인력 부족 개선할 가변적 리모델링 및 인력 재구조화 시급

도교육청은 조사를 통해 각 교육도서관은 낙후된 시설과 협소한 공간 탓에 자료실 이용과 이용자 편의성 저하를 초래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때문에 복합적 공간 리모델링을 통해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청소년 특화공간 및 지식 창작공간 조성 등 중장기 계획에 따른 전면적 공간 재구조화 필요성을 실감했다.

무엇보다 교육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실질적 인력 감소가 큰 문제로 나타났다. 교육도서관 신설과 학교도서관 지원 업무 확대에도 불구하고 도서관 실무 사서직 정원은 13년 이상 동결된 상태다. 심지어 사무운영직에 사서가 배치되지 못하고 행정공무원이 대체하면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 공공도서관 개관시간 연장사업 폐지에 따라 인력이 감소하면서 현장에서는 평일 야간과 주말 근무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사회복무요원의 개인정보 취급 불가 조치로 인해 직원들의 업무가지 가중되면서 인력 환경은 더욱 열악해졌다.

도교육청은 향후 자연 감소하는 사서 업무 보조 사무운영직을 사서직으로 배치하고, 정보시스템 확대와 개인정보 보호 강화에 따른 운영 인력을 개편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경기김포교육도서관이 겨울방학 특강으로 ‘겨울그림책 월드컵’ 주제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김포교육도서관이 겨울방학 특강으로 ‘겨울그림책 월드컵’ 주제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 자료 보존 공간 확보, 포스트 코로나 대비 독서진흥정책 수립 추진 

현재 지역별 교육도서관은 각종 교육연구자료와 특화자료 등의 보존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경기중앙교육도서관에 자료 보존 서고와 상시 공간을 구성하고, 학교도서관에 지원할 다양한 자료를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는 분석이다. 

독서진흥정책과 관련해서는 교육도서관별로 협력해야 할 학교도서관 수도 많아 지원에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과천의 경우 전담인력이 5명인데 협력 학교도서관 수는 510곳이다. 김포도 전담인력 1명이 학교도서관 181곳을 맡는 등 대체적으로 지원에 애를 먹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독서정책이 시행돼야 하는 시점이지만 그에 걸맞은 준비도 요원한 실정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도교육청은 교과연계 협력수업·활용수업 모델을 개발하고 비대면 교육시스템 구축을 통한 온라인 독서교육, 전자책 구입 강화 등을 실현할 방침이다.

이재정 교육감은 "향후 경기교육도서관 정책TF를 구성하고 각 분야별 문제점을 개선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겠다"며 "학생들의 가능성을 개발하고 교육공동체 역량과 상생의 가치를 알리는 교육도서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 발굴에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현 기자 ksh@kihoilbo.co.kr

사진=<경기도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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