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수원 삼성이 FC서울과의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에서 1부 잔류를 위한 사투를 벌인다.

11위 수원(승점 21)은 26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7위 서울(승점 25)과 K리그1 파이널B 23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K리그 통산 91차례 대결한 양팀이 K리그2(2부리그) 강등팀을 정하는 하위 스플릿에서 만나는 건 2012년 K리그 스플릿 시스템 도입 후 처음이다. K리그 빅매치는 이제 축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혈투의 장이 됐다.

올해 K리그1에서는 파이널A에 진출한 상주 상무가 자동 2부리그로 떨어지면서 파이널B에서의 꼴찌, 즉 12위팀만 강등된다. 7위 서울과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18)의 승점 차는 7이고 시즌 남은 경기는 5경기뿐이다. 파이널 라운드 5경기를 통해 강등팀이 판가름난다.

더 급한 쪽은 수원이다. 시즌 ‘주포’라 부를 만한 선수가 없는데다 염기훈만이 팀의 희망이자 기둥으로 자리잡은 상황. 이달 3경기 1승2패로 인천의 추격을 허용했지만 20일 강원FC전에서 4경기 만에 승리해 겨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인천과 승점 차는 고작 3. 이제부턴 한 경기라도 빨리 달아나야 강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반면 서울은 2015년 6월 27일 맞대결에서 0-0으로 비긴 이래 수원전 18경기(10승8무) 무패다. 이번 시즌 두 차례 슈퍼매치에서도 1승1무, 통산 91차례 승부에선 35승24무32패로 근소하게 앞선다. 서울은 최근 정규리그 두 경기 1무1패로 주춤한데다 여전히 득점력 부족이 문제로 꼽히지만 최하위 인천과 승점 차가 가장 많이 벌어져 있어 수원보다는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최용수(47) 전 감독 사퇴 이후 팀을 이끈 김호영(51) 대행의 갑작스러운 사임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 구단은 24일 "김호영 대행이 자진 사임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6월 서울 수석코치로 합류했던 김 대행은 최용수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떠난 뒤 8월 1일 성남FC와의 14라운드부터 팀을 이끌어왔다. 김 대행은 파이널 라운드에 들어가기 전 정식 감독 선임을 원했지만그를 포함한 다양한 후보군을 두고 신중히 선임 작업을 진행하려던 구단과 의견 차이를 보이자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수원전을 앞두고 승수 쌓기가 급한 상황에서 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파이널 라운드에서는 한 경기에서만 삐끗해도 만회할 기회 없이 추락한다. 수원을 턱밑에서 추격 중인 ‘생존왕’ 인천은 2016·2017·2019시즌 11위, 2018시즌 12위로 파이널 라운드에 진입하고도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4년 연속 강등권을 벗어났다. 수원이 서울전에서 승점을 챙기지 못하면 언제라도 최하위 자리는 뒤바뀔 수 있다.

이달 8일 수원의 지휘봉을 잡은 박건하 감독은 "내년부터는 수원 재건의 골격을 세워 팬들에게 자부심을 되돌려주겠다"고 말한 바 있는데, 그 약속을 지키려면 어쨌든 1부리그에 살아남아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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