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컨설팅(상담)센터’가 요식행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 상공인들 밀접지역이 아닌 전국 거점 여신심사센터에 단순 업무만 추가하면서 지원 역할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 때문이다.

28일 농협에 따르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지역별 컨설팅(상담)센터를 최근 서울·부천·세종·광주·대구·창원·부산 등 전국 7곳에 개소했다. 센터는 전문적인 기업경영컨설팅이 아닌 경영, 재무, 인사노무, 상권 분석, 마케팅 등 소상공인에게 빠른 처리가 필요한 업무를 지원한다.

농협의 이 같은 금융정책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중소상공인들의 금융 지원을 위해 내린 조치이다.

하지만 농협의 상담센터가 일부 지역 중소 상공인들 외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여신심사센터에 단순한 행정 업무만 추가했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소상공인 실태조사(2018년)’를 기준으로 150여만 명의 소상공인이 있는 경기도는 부천 1곳만 상담센터가 문을 열었다.

13년째 농협을 시금고로 하는 인천시 역시 소상공인 30여만 명이 있지만 상담센터는 아예 개소조차 하지 않았다. 특히 남동국가산업단지 등 8천여 개의 인천지역 영세 제조업은 상담받을 기회조차 없는 상황이다.

결국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농협에서 내놓은 정책이 ‘보여 주기식 금융정책’에 불과한 셈이다.

이에 대해 인천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경남 창원과 부천은 기초단체인데도 소상공인을 위한 상담센터가 있는 반면 13년째 시금고를 맡고 있는 인천은 오히려 홀대하고 있다"며 "농협은 말로만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농협 관계자는 "상담센터가 전국적으로 있으면 좋겠지만 각 여신심사센터를 활용하다 보니 7곳만 하게 된 것"이라며 "현재 개소한 센터가 대부분 지역에 거점 역할을 하고 있어 문제가 없고, 인천의 경우 (서울)본점을 이용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균 기자 a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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