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사회 풍경 속에 이번 추석이 주는 의미는 상당했다.

 가족, 친지들과 함께 모여 대화를 나누는 것이 통상적인 우리의 명절 문화인데 이번만큼은 서로가 만나지 말자는 게 덕담이 된 전례 없는 명절이 됐다.

 명절 전부터 눈길을 끌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문구는 대중가요 제목을 패러디한 ‘불효자는 옵니다’였다.

 장가 보낸 자식과 손주 모습을 오랜만에 보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마음이 오죽 하겠냐만은 이번 코로나 사태 속에 오지말라고 신신당부하던 부모님의 당부에 25분이면 갈 수 있는 친가 방문도 이번엔 다음으로 미뤘다.

 고속도로 통행량이나 철도 이용객도 다른 명절에 크게 줄어든 것을 보면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동을 자체적으로 제한하면서 공동체를 위한 선택을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못내 아쉬운 부분은 고향집에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수도권의 많은 이들이 찾은 곳이 다중이용시설이라는 점이다.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 실내에 위치해 있어 집단감염에 매우 취약한 곳에 연휴 기간 사람들이 대거 모이면서 고향 방문 자제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한적한 시골에 비해 수도권의 밀집시설 감염이 더 취약한 점을 고려하면 맑은 가을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인근 실외 명소들을 찾아보는 게 좋은 대안이 됐을텐데 말이다.

 명절 연휴가 끝나자마자 한 주 만에 다시 한글날과 주말이 겹치면서 3일의 연휴가 생긴다.

 돌아오는 황금 연휴에는 황금빛 들녘을 바라본다거나 석양을 즐기면서 조용한 가을이 주는 정취를 만끽하는 일정을 계획해보는 것은 어떨까.

 화성 궁평항과 안산 탄도항은 해가 지는 일몰의 모습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멋드러지게 볼 수 있는 곳들이자, 남들과 떨어져 조용히 감상할 수 있는 뷰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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