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곡천 물고기 떼죽음, 이렇게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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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곡천 물고기 떼죽음, 이렇게 해결한다
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 기호일보
  • 승인 2020.10.05
  •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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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인천 서구는 인천 도심에서 가장 많은 하천을 지녔다. 공촌천·심곡천·검단천·나진포천 4대 하천은 서구의 보물이다. 하지만 서구청장 취임 전후로 둘러본 서구 하천은 무관심 속에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무슨 일이 터지면 늘 사후약방문 조치를 취하기에만 급급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하천이 살아야 도시가 살기 마련이다. 민선 7기 시작과 함께 ‘클린 서구’를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서구 최초로 예산 1조 원을 만들면서 무엇보다 환경 정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생태하천과 신설도 같은 취지에서였다. 30여 년간 환경부에 근무하면서 생태 하천이 주는 효과가 얼마나 큰지 알고 있었기에 서구 하천을 꼭 살려내고 싶었다. 지난 8월 말 발생한 심곡천 물고기 떼죽음은 예견되고 반복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가장 큰 원인은 용존 산소량 부족이다. 물에 녹아 있는 산소량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용존 산소량은 수질 오염을 나타내는 척도이자 물고기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번 사고 역시 잦은 강우로 인한 오염물질 유입과 유지용수 부족에 따른 자정작용 저하, 더위와 맞물려 유기물이 급격하게 혐기성 산화 반응을 일으킨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원인 파악이 먼저였다. 심곡천 상류에 위치한 신현동과 가정동은 합류식 하수관로를 사용한다. 하수와 빗물이 동일한 하수관로로 유입되는 구조다. 7천600여 가구에서 나오는 4천300㎥에 달하는 하수가 매일 이 하수관로를 타고 하수처리장으로 흘러가 재처리를 거쳐 맑은 물만 하천으로 보내진다. 헌데 비가 많이 오면 여기에 빗물이 더해져 문제다. 하수와 빗물이 한데 섞여 하수처리장으로 가는데 적정량 이상의 하수와 빗물은 아무런 여과 장치 없이 그대로 하천으로 간다. 폭우가 쏟아지거나 장마가 계속될 땐 긴장의 연속이다. 이번 물고기 떼죽음 역시 올해 유난히 긴 장마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첫 번째 근본적인 대책은 비만 오면 심곡천 상류지역으로 흘러 들어가는 하수를 원천 봉쇄할 수 있도록 분류식 하수관로를 설치하는 거다. 하수와 빗물이 따로 흐르면 비가 언제 오더라도 끄떡없다. 예산 확보를 위해 2년간 환경부와 기획재정부를 뛰어다니며 하수도 정비 기본 계획을 세워 적극 제안했다. 그 결과, 올해 분류식 하수관로 정비사업에 필요한 전체 사업예산안 455억 원이 정부 예산에 반영돼 진행 중이다. 예상 사업 기간인 3년 후엔 하수의 하천 유입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으리라 본다. 원창동 공장지역의 하수 유입을 막고자 하수가 1차적으로 모이는 차집관도 별도로 설치했다. 

두 번째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심곡천과 공촌천의 유지용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한강물을 끌어왔다. 청라호수공원 유지용수를 위해 설치한 공급관로의 지선을 연결해 매일 6천t의 한강원수를 하천에 공급하는 거다. 미리 공급계획을 세웠던 덕에 심곡천 폐사 당일 한강물을 최초 공급함으로써 부족했던 용존 산소량을 빠르게 채울 수 있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4대 하천 중 유독 심곡천과 공촌천이 구배가 없는 점을 고려해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 인위적으로 물이 흐르게 하려고 한다. 

물을 순환시켜 고인 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거다. 그간 해온 퇴적물 준설은 부가적인 사후대책 중 하나다. 근본적인 대책이 실행되지 않는 한 물고기 떼죽음은 늘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 대책의 일환으로 악취가 없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것뿐 아니라 편안한 산책이 가능하도록 길도 정비하고, 나무와 꽃도 심어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하천으로 탈바꿈시키는 중이다. 지난 7월 심곡천에 황화 코스모스가 반기는 3.4㎞의 꽃길을 조성했다. 공촌천에는 2.6㎞ 거리에 671주의 메타세쿼이아를 식재해 서구 하천의 첫 번째 메타세쿼이아길을 단장 중이다. 

지금까지는 하천 관리에 있어 각 기관이 자신의 역할에만 충실했지만 이제는 서구 생태하천과를 구심점으로 인천시 수질환경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시설공단, 인천환경공단 공촌하수처리장이 다각도로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이 협업 체계가 유기적으로 작용해 서구의 4대 하천이 다양한 생물종을 갖춘 하천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울산 태화강 부럽지 않은 생태 하천이 탄생하리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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