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시대로 진입한 우리 사회 안에서 학대·우울감으로 인한 노인문제는 이미 사회적 문제로 확대된 상태다. 노인을 공경하는 문화는 점점 사라져 가고, 개인주의적 사고방식마저 팽배해져 노인을 홀대·학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그늘에 가려진 노인문제는 올해 초부터 전국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더욱 심화됐다. 다른 계층보다 감염병에 더욱 취약한 노인들은 고립된 일상 속에서 하루하루 힘겹게 저마다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은 ‘제24회 노인의날’이었다. 본보는 코로나19 속에서 맞이한 노인의날을 즈음해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지역 노인들의 각종 문제를 들여다보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 등을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난달 28일 인천시 남동구 중앙공원에서 한 노인이 산책을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지난달 28일 인천시 남동구 중앙공원에서 한 노인이 산책을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새롭게 출현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 공포로 삶을 위협받고 있는 우리 사회 노인들은 여전히 학대와 우울감에 빠져 외롭게 하루하루를 버텨 가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코로나19 발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초 기준 확진자의 평균연령은 43.9세였지만 사망자 평균연령은 77.8세로 나타났다. 확진자 중 60세 이상의 노인들이 전체 사망자의 92.8%를 차지했다.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8명도 60대 이상 노인이었다.

정희원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신체적·정신적 기능이 떨어지는 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삶의 질이 하락하고, 다른 세대에 비해 큰 피해를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근절되지 않는 노인학대와 그로 인한 우울감도 문제다.

보건복지부의 ‘노인학대 신고 접수 현황’을 보면 최근 5년간 노인학대 신고 접수 건수는 총 2만959건으로, 2016년 3천818건에서 지난해 5천188건으로 무려 36%나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신고 접수된 노인학대 건수도 3천51건에 달해 지난해 5천188건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지역 노인학대 신고 접수 건수도 2016년 274건, 2017년 356건, 2018년 444건, 2019년 436건으로 나타났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26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아울러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이 최근 5년간 지역 내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SGDS(단축형 우울척도) 검사에서도 연평균 약 1천200명에 달하는 노인이 학대와 고립 등으로 인한 우울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심화되고 있는 노인 학대와 우울감 등의 노인문제가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단순 처벌이 아닌 철저한 사후 관리를 통해 재발 방지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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