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자전거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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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자전거도로
  • 박승준 기자
  • 승인 2020.10.06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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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페미니스트 정부, 노르만족 바다의 해적 바이킹, 실용주의 가구의 대표 이케아의 나라 등으로 알려진 북유럽 국가 스웨덴 린셰핑이라는 도시에서 몇 년 거주하면서 가장 많이 놀란 점이다. 어떻게 만드는 것보다 잘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스웨덴을 비롯해 많은 유럽 국가들은 대중교통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곳에 살아보니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바로 효율적이고 편리해서다. 게다가 버스 1회 탑승비가 40크로나 약 5천 원이 넘다 보니 자전거로 한 시간 이동은 기본이다. 

집 앞에서 목적지까지 내내 자전거 전용도로로 연결되고, 자전거 전용 신호등이 설치돼 있으며, 심지어 자동차도 자전거에게 양보하는 운전교육이 필수다. 집은 물론 기차역, 관공서 등 주요 시설에 자전거 주차장이 있고, 시내 요지에는 자전거 주차시설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겨울이 긴 스웨덴은 눈도 자주 오고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경우도 허다할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지만, 눈이 오면 시설관리자들이 새벽부터 가장 먼저 자전거 도로를 정비한다. 대다수 시민들이 자전거로 출근하는 것이 당연하기에 자동차 도로 정비가 더딜지언정 자전거 도로는 오전 7시 이전에 깨끗하게 정비를 마친다. 매일같이 정비를 하다 보니 자전거 도로에는 그 흔한 포트홀 하나 없다. 비단결처럼 곱다. 

이런 곳에서 자전거로 2년 넘게 생활하다가 인천의 자전거 도로 및 기반 시설을 접하니 한숨만 나왔다. 초기에는 그럴싸하게 세금을 들여 만들어 뒀겠지만 관리라는 것이 전혀 안 되는게 눈에 보인다. 이렇게 불편하다 보니 누가 대중교통 대신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겠나 싶다. 이 길을 만든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지 않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스친다. 

자전거 주차장도 마찬가지다. 관공서 입구에 설치해 편의를 제공해도 이용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데, 관리는커녕 건물 뒤편에 흉물스러운 폐기물들과 동거동락한다. 

특히 인천시교육청 자전거 주차장은 본청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깨진 유리 및 폐문짝 등 폐기물들과 몇 달째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른 한 곳의 자전거 주차장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외진 곳에 있다. 물론 이용객은 하나도 없고 오래 방치된 자전거만 두어 대 있다. 

자전거 도로 관리도 뻔하다. 불법주차로 막혀 있고 자전거 도로도 중간 중간 끊겨 매우 불편하기 짝이 없다. 오죽하면 자전거 동호회에서는 인천시 자전거 도로를 MTB(산악자전거) 전용도로라고 비아냥대는 글이 돌아다닌다. 주말에는 서울로 원정 라이딩을 떠난다고 한다. 시민들 반응은 이러한데 시와 기초자치단체는 또 돈을 들여 사람들이 없는 인천의 외딴섬 어딘가에 자전거 길을 만든다고 한다. 자전거 라이딩 인구를 유치해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꿈인 것 같다. 

라이딩 한번 하기 위해 차에 자전거를 싣고 고속도로 톨비를 지불하고 기타 등등 과정이 복잡할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러지 말고 고갯길이 많고, 항만을 중심으로 대형 트럭이 지나는 등 열악한 인천 교통 환경을 안전하고 효율적인 자전거 길로 개선하는 방법을 선택해 관리에 집중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자전거를 지금 바로 타고 싶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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