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 교육은 오로지 대학 입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학생이 성장해 먹고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인식 속에서 대학에 진학하는 것만이 전문 지식을 쌓고 향후 취업에 유리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교육은 달라졌다. 여전히 공교육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평생 먹고살 수 있는 기반 마련’인 것은 변함없지만, 더 이상 대학에 진학하는 것만이 전부라는 생각이 바뀌고 있다.

 이 같은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경기도교육청은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를 탐색하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직업교육에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특성화고등학교와 마이스터고등학교 등 직업계 고등학교들의 변화도 눈에 띈다. 굳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더라도 고등학교 과정만으로 전문가를 발굴해 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의정부 경민비즈니스고등학교 역시 학생들의 미래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힘쓰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각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는 경민비즈니스고등학교를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국제비즈니스과의 수업 모습.
국제비즈니스과의 수업 모습.

# 반세기 동안 경기북부 여성교육에 앞장서다

 ‘서(書)로 통하고, 격(格)을 갖춘 Biz-Girl’이라는 학교비전을 갖고 21세기 AI 시대에 업무 능력과 인성을 고루 갖춘 여성 인재의 산실로 발돋움한 경민비즈니스고등학교는 1974년 ‘교육은 제2의 독립운동’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개교한 이후 현재까지 경기북부지역에서 여성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며 명실공히 상업계열의 명문 사학으로 자리잡은 특성화고등학교다.

 ‘예수를 따라가자’는 설립정신에 따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희생하는 봉사인을 기른다 ▶전인적 인격을 갖춘 실력인을 기른다 ▶근면한 정신으로 협동하는 실천인을 기른다 등의 교육목표를 기반으로 국가와 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를 만들기 위해 정진해 왔다.

 당초 경민여자상업고등학교로 개교했던 경민비즈니스고는 1998년 ‘경민여자정보산업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한 뒤 2009년 ‘경민여자정보고등학교’를 거쳐 2013년부터 경기도교육감 지정 특성화고인 ‘경민비즈니스고등학교’라는 현재의 명칭으로 거듭났다.

 경민비즈니스고 졸업생들은 공기업은 물론 각종 금융기관 및 중소기업에 취업한 뒤 각자의 위치에서 큰 능력을 발휘하며 상업계열 명문 사학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경민비즈니스고등학교 학생들.
경민비즈니스고등학교 학생들.

# 여성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특성 있는 학과 구성

 현재 경민비즈니스고는 ‘관광비즈니스과’와 ‘국제비즈니스과’, ‘복지비즈니스과’ 등 3개 과를 운영 중이다. 모두 상업계열에 기반해 여성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관광과 국제 및 복지의 색깔을 입힌 특성 있는 학과로 구성돼 있다.

 관광비즈니스과는 지역 문화관광산업 전문가로서 국가문화관광사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국민의 문화생활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문화 콘텐츠 개발 등을 위해 ▶호텔리어 수업 ▶관광 콘텐츠 수업 ▶와이너리 수업 ▶테이블 세팅 수업 ▶바텐더 수업 등 관광 분야와 관련된 다양한 직군의 현장실무를 직접 학습하며 미래 관광컨설턴트로서의 자격을 갖춰 가는 과정으로 운영 중이다.

 국제비즈니스과에서는 사무행정 전문가로서, 글로벌 인재로서 필요한 외국어 구사 능력과 국제 비즈니스와 관련된 실무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토론수업 ▶NIE(Newspaper In Education·신문 활용 교육) 수업 ▶3D프린팅 수업 ▶외국어 수업 등을 기반으로 기업의 기본 사무 능력을 마스터하고, 현장에 즉시 투입돼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능력을 갖춘 일꾼을 양성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국내 고등학교 가운데 단 3곳에서만 운영 중인 복지비즈니스과는 최근 급증하는 복지수요자의 복지 향상에 기여하고, 고령화사회를 대비하는 복지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청소년 상담 수업 ▶영·유아 건강 수업 ▶병원코디네이터 수업 ▶간호학 수업 등 보건과 사회복지 및 영·유아 직군의 현장실무를 직접 학습해 볼 수 있는 커리큘럼으로 구성돼 있다.

 진로의 선택 방향도 다양해 졸업생 가운데 취업 60%, 대학 진학 40% 등의 분포를 보인다.

 특히 2021학년도부터는 ‘직업계고 혁신학교’와 ‘미래에듀테크 사업’, ‘고교학점제’ 등 21세기를 짊어질 학생들의 트렌드에 걸맞은 진취적인 사업을 진행하는 원년으로 삼고 학교 내부의 각 분야별로 눈부신 성장을 모색할 계획이다.

 

복지비즈니스과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
복지비즈니스과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

 # 수업 방식의 다양성이 성장의 비결

 경민비즈니스고가 상업계열 명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첫 번째 비결은 전공교육과정에 따른 다양한 수업 방식이다.

 소위 잘 알려져 있는 기업들이 직원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지필고사로 선택하고 있는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국가직무능력표준)’에 대한 교육을 비롯해 ‘실무와 동일한 실습실 기자재’ 활용,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전공심화 수업’ 등을 펼치고 있다.

 또 학생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콘텐츠 활동을 자유롭게 선택해 참여하도록 하고 있으며, 졸업한 선배와 후배가 함께 하는 동아리 활동 및 학년 구분 없이 한 학과가 한 팀을 꾸려 직접 준비하고 진행하는 체육축전을 비롯해 역사와 전통이 있는 장미축제 등 여학생만이 꿈꾸고 실현할 수 있는 재밋거리도 진행 중이다.

 특히 학생들이 희망하는 취업과 진학을 준비할 수 있는 맞춤형 교육과정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실습 중인 관광비즈니스과 학생들.
실습 중인 관광비즈니스과 학생들.

 취업을 위한 교육과정으로는 학과별로 보통 5∼6개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위해 모든 과정을 방과 후 수업을 통해 지원한다. 

 대학 입시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1학년 때부터 체계적인 진로 관련 특강 프로그램을 진행, 학생들이 의미 있는 인물을 직접 만나 특강을 듣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양형자 당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을 초빙해 특강을 진행한 뒤 학생들이 직접 인재개발원을 찾아 진로 체험학습을 진행했으며, 올해는 존 리 메리츠증권 대표의 초청을 받아 본사를 방문해 특강을 받은 바 있다.

 이 같은 학교의 노력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전국단위 대회 결과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최근 진행됐던 ‘제17회 Be the CEOs.(전국 특성화고 사장되기 창업대회)’에서 경민비즈니스고는 2년 연속 교육부장관상인 학교상을 수상했고, 개인부문상인 중소기업벤처부장관상도 휩쓸었다.

 경민비즈니스고 관계자는 "이 모든 것은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체험과 특강을 통해 진로를 찾아가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교사들의 혼신의 힘을 다한 노력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며 "내년 직업계고 혁신사업과 미래에듀테크 인프라 구축사업 및 고교학점제 등을 시행하는 등 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당당히 섭렵해 갈 여성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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