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정
82분 / 다큐멘터리 / 전체관람가

자연을 재료 삼아 요리를 만드는 방랑식객 임지호 셰프. 친어머니와 양어머니에 대한 아픈 사연을 간직한 그는 길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에게 기꺼이 음식을 대접하고, 지리산에서 만난 김순규 할머니를 길 위의 어머니로 10년간 모신다. 그러나 끝끝내 찾아온 3번째 이별 앞에 임지호 셰프는 3명의 어머니를 위해 3일 동안 108접시의 음식을 장만한다.

 영화 ‘밥정’은 방랑식객 임지호 셰프가 생이별한 친어머니, 가슴으로 기르신 양어머니, 긴 시간 인연을 맺은 길 위의 어머니를 그리며 인생의 참맛을 찾아나선 10년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셰프의 삶과 요리 철학으로 탄생한 음식들과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의 이야기, 밥으로 이어지는 인연, 대한민국의 사계를 기록했다.

 영화에는 청각초밥과 갯벌 소스를 곁들인 백년초 무침, 솔방울 국수, 토란국, 두부 달걀찜 등 독특하거나 평범하고 익숙한 음식이 다채롭게 등장해 미각을 자극한다. 더불어 자연을 재료 삼은 소박하지만 풍성한 마음이 담긴 인간미 넘치는 요리 과정이 맛있는 소리와 아름다운 색감까지 오감을 만족시킨다. 들판의 푸른 잎을 따 정성스레 손질하고 토닥토닥 칼질해 먹기 좋은 음식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은은한 바람과 새 소리, 계곡 소리와 어우러진다. 이와 함께 봄부터 겨울까지 대한민국 사계절과 그에 따라 변하는 산과 바다, 들판, 계곡 등 풍광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영상미도 특별한 감흥을 전한다. 

 ‘밥정’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끈끈한 집밥문화의 정서를 일깨우며 세대를 초월한 폭넓은 공감을 더한다. 자극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밥’으로 이어지는 ‘정’을 담아 대접한다. 따뜻한 밥상과 손맛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며 마치 마음을 어루만지는 엄마의 손길 같이도 느껴진다.

 영화는 세계 최고 권위의 다큐멘터리 영화제인 핫독스 국제다큐멘터리를 비롯해 국내외 14개 영화제에 초청되고 외신이 선정한 ‘2019 베스트 아시아 다큐멘터리 TOP 20’, ‘꼭 봐야 할 영화 TOP 10’으로 꼽히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KBS 인간극장과 SBS 스페셜 등을 연출한 박혜령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개봉일은 7일이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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