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기자를 쓰레기에 비유해서 표현하는 ‘기레기’ 라는 단어가 자주 눈에 띈다. 언론사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서글픈 마음도 들지만 그 말에 공감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를 갖는다."

우리나라 최상의 법규인 헌법에서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그만큼 그 자유가 중요하고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 자유는 의도적으로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모함하기 위한 기사를 쓰라는 것까지 보장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다만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한 올바른 정보를 기사 형태로 전달하는 것이 그 목적일 것이다.

이번 추석연휴에는 ‘방콕’을 하면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잠시 언론사를 떠난 적도 있었지만 내가 신문사에서 일을 시작한 지가 벌써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초년 기자 시절에는 넘치는 의욕으로 좌고우면하지 않았지만 다시 언론사로 돌아와서는 사건과 현상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글을 쓰겠노라고 다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이런 결심이 나의 주관적 개입을 얼마나 차단하고 얼마나 객관적 관점에서 기사를 작성했는지는 의구심이 남는다.

가령 능선을 올라가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오르막길이고 내려가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리막길이다. 길은 하나인데 그 길을 가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은 물론 국내외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 등을 보면서 묘한 기분이 든다. 사실과 진실은 단 하나뿐인데 사람들의 입장에 따라 상반되는 댓글 등을 보면서 더욱 그렇다.

무심코 전달하는 어떤 하나가 누군가의 세상을 울게 할 수 있고 웃게도 할 수 있기에 진실과 사실만을 가려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요즘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많은 것들이 순식간에 전달되는 현실에서는 상대를 분리하고 사이를 나쁘게 하는 내용보다는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글을 써야 된다고 생각한다. 맛있는 음식을 배달하듯이 모든 이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그런 글로 독자들에게 다가가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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