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관통하는 건축자산 ‘동일방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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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관통하는 건축자산 ‘동일방직’
이의중 건축재생공방 대표
  • 기호일보
  • 승인 2020.10.07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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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중 건축재생공방 대표
이의중 건축재생공방 대표

인천의 원도심은 개항을 기점으로 조계지가 형성되고 외국의 산업과 문화가 유입되면서 형성된 도시로 140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도 도시 안에는 다양하고 수많은 근대의 공간과 건축물들이 남아 현재와 공존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천은 근대의 도시형태와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는 군산, 목포 등의 도시들과 함께 거론되며 문화계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이러한 지역의 가치와 시대의 다양성을 지키고자 많은 노력이 이어져 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근대산업을 반영한 도시구조와 늘어나는 인구의 수용을 위해 형성된 주거지역의 건축자산이 도시재생과 지역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며 귀한 대접을 받게 됐다.

인천에서도 지역가치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도시공간과 건축자산에 대한 연구조사가 이어져 왔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이 추진되면서 원도심의 건축자산이 활용되고 있지만 대부분이 근대에 조성된 것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에 상대적으로 현대시기에 대한 연구조사가 미흡해 관리되지 못하고 것이 현실이다.

해방 후, 연이어 찾아온 전쟁을 겪으며 황폐해진 국내경제의 부흥을 위해서 인천은 국가 발전 전진기지로 항구의 기능이 확장되면서 관련한 많은 기업들이 생겨나고 항구와 서울을 잇는 물류와 산업의 중심도시로 반백 년 이상을 국가성장과 함께 발전하는 시기를 겪으며 산업과 주거지역에 대한 새로운 시도들이 일어나며 도시공간 변화의 역사를 남기게 된다.

2014년 제정된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서는 ‘건축자산’이란 현재와 미래에 유효한 사회적·경제적·경관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한옥 등 고유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지니거나 국가의 건축문화 진흥 및 지역의 정체성 형성에 기여하고 있는 건축물, 공간환경, 기반시설을 말한다.

인천시도 2019년 11월 2년에 걸친 ‘건축자산 기초조사’를 통해 492개의 건축자산을 선정했고, 최근에는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건축자산 진흥지구 및 관리계획을 수립해 인천의 건축자산을 단계별로 지원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건축자산진흥법에 따른 성과가 미미해 건축자산 지원의 실효성에 의문이 지속돼 왔으며 그나마 지속적으로 연구돼 왔던 근대건축물에 비해 인천의 주요한 현대건축물은 연구된 것이 별로 없어 체계적 관리와 지원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인천시 동구의 3포(북성포구, 만석부두, 화수부두)를 중심으로 분포한 산업단지는 근대 시대부터 형성됐던 지역으로 인천의 대표적 산업유산으로 불리는 동일방직을 비롯해 다수의 산업시설이 형성돼 있다.

동일방직은 1934년 동양방적으로 시작해 7만5천㎡ 규모로 2017년까지 운영됐으나 현재 생산라인은 가동되지 않고 일부 창고만 소극적으로 사용하며 대부분은 방치돼 아직까지 구체적인 보전과 활용에 대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동일방직 부지 내에는 근대건축물로 알려진 의무실 외에도 업무동과 기숙사, 10주년기념관, 목욕탕, 관리동 등 현대건축의 대표적 요소를 갖는 다수의 현대건축물이 존재한다.

지금까지는 기숙사만이 현대건축의 대표적인 건축가 김희춘의 설계로 알려져 있었으나 수차례 전문가 답사를 통해 10주년기념관 그리고 옆의 목욕탕도 김희춘의 설계로 추정되고 있으며 업무동과 출입구의 관리동 건물도 현대건축의 디자인 요소는 예사 건물이 아닌 것으로 보여 인천의 현대건축 역사와 건축자산 관점에서 깊이 있는 연구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50년 전 도시의 기억이 현대건축의 역사로 받아들이기에 아직은 서투르고 준비돼 있지 않지만 이 시대의 기억을 역사로 인식하고 가꿔 가는 노력으로 근대와 현대를 관통하는 동일방직 공간이 근대산업유산의 의미를 넘어 해방 후, 치열했던 현대 시대 노동의 역사를 연결하는 공간이 돼 다음 세대에 도시의 가치로 온전히 전달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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