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년간 인천시민 가로막았던 ‘금단의 벽’ 허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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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년간 인천시민 가로막았던 ‘금단의 벽’ 허물다
인천시, 부평 캠프마켓 14일 공개 앞두고 담장 일부 제거
현재 개방구역에 체육시설·부속건물 남아 활용안 검토 중
  • 이창호 기자
  • 승인 2020.10.07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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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인천시 부평구 ‘캠프 마켓’ 담벼락 일부가 철거되고 있다. 시는 캠프 마켓 반환 부지 중 환경정화에 지장이 없는 4만2천㎡ 주변에 경계 펜스를 설치하고 14일 시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이곳은 일본육군의 조병창으로 사용된 시기까지 포함해 80년 넘게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았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6일 인천시 부평구 ‘캠프 마켓’ 담벼락 일부가 철거되고 있다. 시는 캠프 마켓 반환 부지 중 환경정화에 지장이 없는 4만2천㎡ 주변에 경계 펜스를 설치하고 14일 시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이곳은 일본육군의 조병창으로 사용된 시기까지 포함해 80년 넘게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았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1939년 일제강점기 일본육군 무기공장인 조병창으로 만들어진 이후 시민들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았던 부평 캠프 마켓(미군기지) 담장이 81년 만에 허물어졌다.

6일 오전에 찾은 캠프 마켓에는 인천시와 공사 관계자들이 담장 허물기에 앞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들은 이내 30m가량의 담장을 중장비를 동원해 허물었다.

표면적으로는 오는 14일 시민의 날 행사와 캠프 마켓 공개를 앞두고 출입문으로 쓰기 위해 담장을 허문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캠프 안팎을 구분하는 경계의 의미만이 아니라 80년 넘게 인천시민에게 닫혀 있던 금단(禁斷)의 땅으로 향하는 문을 여는 의미였다.

시민의 날 행사가 진행될 야구장 터는 무성한 풀숲 때문에 제초 작업이 한창이었다. 시는 캠프 마켓 1단계 반환 부지 21만㎡ 중 환경정화에 지장이 없는 4만2천㎡ 주변에 경계 펜스를 설치하고 시민에게 개방한다.

시민 개방 구역에는 미군이 사용하던 체육시설과 부속건물 20여 채가 남아 있다. 취재진에 이날 공개한 곳은 미군 숙소와 수영장, 바비큐장, 커뮤니티클럽 등이다. 시는 이들 건물을 전부 리모델링할지, 일부만 남겨 둘지 등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캠프 마켓은 일제강점기 조병창으로 쓰였다. 조병창은 한강 이남 최대 규모 무기공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일제의 주요 군수기지 역할을 했다. 이곳에서 1만 명 안팎으로 추산되는 한국인이 강제 동원돼 배고픔과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면서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1945년 광복 후 주한미군기지로 사용됐는데, 일제강점기 조병창으로 사용하던 당시 금속생활용품을 녹이던 주물공장은 최근까지도 미군의 창고용 건물로 이용되는 등 일제강점기 지어진 건물들도 현재 캠프 마켓 안에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80여 년 역사를 ‘캠프 마켓 아카이브’에 담아 일제 조병창에서 주한미군기지로 이어진 역사의 가치를 되새긴다. 조병창 시절 사진·영상 등 그 시절 이야기 등을 엮어내고, 미8군사령부 주둔부터 현재 캠프 마켓으로 이어진 역사까지 자료를 엮어 발간한다.

또한 시민 공론화를 위해 운영하는 ‘라운드 테이블 1.0’은 매달 시민 투어와 전문가·시민 토론을 통해 캠프 마켓 활용 방안을 찾고 있다. 시민 의견은 2021년까지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에 포함된다.

시는 올해부터 3보급단·공병대대 등 부평 인근 부대 재배치 사업을 본격화하는 점을 고려해 ‘부평구 군부대 주변 지역 활성화를 위한 기본계획 구상 용역’을 내년 12월까지 마무리하고 캠프 마켓의 활용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2단계인 23만㎡ 땅도 앞으로 한미 협의를 거쳐 돌려받을 예정이다.

박남춘 시장은 "캠프 마켓 담벼락을 허문 참 감격스러운 날"이라며 "시민들은 캠프 마켓 땅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더욱 실감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캠프 마켓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라운드 테이블 1.0 참가자도 모집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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