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인성교육, 코로나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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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인성교육, 코로나 탓인가?
정종민 성균관대 겸임교수/전 여주교육장
  • 기호일보
  • 승인 2020.10.08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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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민 성균관대 겸임교수
정종민 성균관대 겸임교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변화된 일상은 우리 사회에 큰 어려움과 후유증을 안겨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학생들이 집단감염 위험 때문에 정상 등교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학습결손과 학력격차를 걱정하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학교는 단지 지식이나 기술만을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 아니다. 또래 친구, 선후배, 선생님 등 여러 사람들과 관계 속에서 사회성을 체득하고, 공동체 활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인성교육이 이뤄지는 곳이다. 그러나 학교를 가지 못함으로써 아이들의 다양한 상호작용 기회는 단절됐고, 인성교육은 실종됐다. 

인성교육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는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들이 정상 등교할 때는 미처 몰랐던 자녀들의 부정적 언행을 접하다 보니 언짢은 표정과 잔소리만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변화된 환경으로 불안과 부정적인 감정을 갖기 쉬운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부모님의 걱정을 순순히 받아들여 고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부모들은 ‘아이들의 인성교육은 가정에서는 어찌할 수 없고, 학교에서나 바로잡을 수 있겠구나’하고 생각하고 정상 등교하기만을 기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인성교육은 학교에서 한다’라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 인성교육은 가정과 학교, 사회가 함께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가정이나 사회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정상 등교가 어려운 상황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의 인성교육과 정서발달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감시자가 아닌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 자녀의 원격수업 태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지시를 하거나 잔소리가 많아질 수 있다. 하지만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자녀의 따분한 상황을 이해하고, 기대감을 낮춰 지시보다는 칭찬과 격려로 바람직한 행동을 끌어내는 것이 좋다.

둘째, 한창 뛰어놀 나이의 아이들에게 신체 활동 기회를 줘야 한다. 자녀와 부모가 가정에서 함께할 수 있는 가벼운 신체 활동과 놀이를 통해 에너지를 발산하고, 협동심과 유대감을 쌓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방역수칙인 기침 예절, 마스크 쓰기, 손 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수칙의 불편함과 느낌을 솔직하게 공유하고 방역수칙을 예절로 습관화시켜야 한다.

실종된 인성교육은 코로나 탓이라기보다는 그동안 가정과 학교, 사회가 주어진 역할에 소홀했기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 이후 인성교육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도 모르고, 설사 종식된다 하더라도 우리 인성교육이 그 이전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인성교육의 3주체인 가정·학교·사회의 역할이 재정립돼야 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과 같이 학교 교육 이전에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은 자녀 인성 발달에 더 결정적이다. 학교 교육에만 의지하기보다는 부모가 아이에게 어떤 행동을 보여줄 것인가를 심사숙고하고 실천해야 한다. 

학교는 4차 산업혁명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환경 변화에 따라 인성교육의 막중한 역할을 더욱 강화해 인격과 학습의 주도적 탐색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사회는 솔선수범에 앞장서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말하는 대로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의 행동을 보고 그대로 닮아간다. ‘인성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의 답은 솔선수범이며, 바르게 살라고 말하기 전에 바르게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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