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청교 사회2부
박청교 사회2부

인사가 만사(人事萬事)가 아닌 망사(人事亡事)가 되면 안 된다. 광주시는 당초 7일 오후 3시 개최하려던 인사위원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이번 조직 개편에 따른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기 위해 인사부서에서 연휴도 반납한 채 준비한 인사위원회(인사위)가 회의 시작을 불과 두 시간 앞두고 갑자기 취소됐다.

 시는 이번 인사위에서 4급 국장 1명, 5급 사무관 7명, 6급 팀장 17명을 승진시키기 위한 회의를 개최하려고 했다. 그러나 회의 두 시간 전에 인사위원들에게 이유도 밝히지 않고 유선으로 인사위를 취소했다. 취소 원인을 놓고 승진후보자들에 대한 외부의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강력한 힘과 압력으로 인해 연기했다는 소문과 4급 승진예정자인 이모·김모 두 과장의 역량과 전문성이 부족해 연기했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위 취소 이유야 어떻든 늘 인사 뒤에는 무성한 말들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공직자들의 최대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광주시 인사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말 또한 더 많을 것이라고 이미 예상은 했었다. 공무원이든 사조직이든 인사 방향이 본인의 생각과 일치하면 잘 된 인사요, 반대로 간다면 잘못된 인사라고 누구나 극과 극으로 평가한다.

 신동헌 시장 취임 이후 2년여간 승진·전보 인사가 몇 번 있었다. 하지만 인사 뒤 승진자들 또는 그 주변의 입들을 통해 모 의원 또는 전직 의원, 모 씨 등이 승진시켜 줬다는 말을 너무 쉽게 들을 때마다 듣는 이들은 씁쓸해하며 다음번 인사에서는 안 들리겠지 하며 혀를 찼었다.

 시 인사부서 관계자는 다음 주 중 5급 사무관 6명, 6급 팀장요원 17명에 대한 인사위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4급 승진인사는 잠시 보류했다고 전했다. 인사위가 연기돼 일주일간 광주시 공직사회는 상당히 혼란스러울 것으로 우려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역량과 전문성을 고려해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말이다. 따라서 인사권자는 절대 외압 등에 흔들리지 말고 원칙에 따라 좋은 인재를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그래야 신바람 나는 광주시 직장문화를 만들 수 있다. 

 반대로 주변 압력(?), 고집과 아집으로 선심성 인사를 하게 되면 원칙은 무너지고 ‘인사가 망사’라는 말을 또다시 듣게 된다. 인사는 누가 뭐래도 자치단체장의 고유 권한이다. 때로는 돌아가는 길이 빠를 수도 있다. 광주시 1천300여 공직자 중 상당수 공무원들 사이에서 ‘인사가 망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인사권자가 새겨듣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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