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조성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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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조성 순항
전 세계 문자 모여드는 인천 ‘글로벌 문화도시’로 비상
  • 김희연 기자
  • 승인 2020.10.09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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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암점자도서관에 전시된 최초의 한글점자 ‘훈맹정음’.
송암점자도서관에 전시된 최초의 한글점자 ‘훈맹정음’.

인천은 과거부터 ‘문자 문화’의 역사가 깊은 도시 중 하나였다. 강화군은 세계 최초 금속활자 인쇄본인 ‘상정고금예문’의 본고장이자 팔만대장경이 조판된 지역이기도 하다. 조선의 왕립도서관인 규장각의 분관으로 알려진 외규장각이 설치된 곳도 바로 인천이었다.

그랬던 인천이 최근 다시 문자 문화의 중심지로 재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2022년 송도국제도시에 국내 최초로 개관하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최초의 한글 점자 ‘훈맹정음(訓盲正音)’의 역사와 의미를 담은 상설전시관 조성 등을 통해서다.

# 전 세계 문자의 보고(寶庫)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인천시는 2015년 쟁쟁한 문자 도시들과 경쟁해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치에 성공했다. 세종대왕 영릉이 자리한 한글의 본산 여주시, 한글도시 이미지를 내세운 세종시, 현존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 있는 충북 청주시 등 후보들을 제치고 얻은 결실이다.

시에 따르면 인류 역사상 6천여 종류의 언어가 있었지만 생각과 지식을 나누고 이를 후세 기록으로 남기는 등 지금까지도 사용되는 문자는 40여 개에 불과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전 세계 문자 자료를 수집·전시·연구하는 등 인류 문자의 다양성을 보존하고 확산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7년 문을 연 송암점자도서관.
2017년 문을 연 송암점자도서관.

우리나라 최초로 건립 중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세계에서도 2개 도시만 보유하고 있는 등 개관만으로 의미가 크다. 현재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프랑스의 ‘샹폴리옹 문자박물관’, 중국의 ‘안양 문자박물관’ 2곳뿐이다. 인천의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전문 연구원들에게는 문자언어 연구와 학술 교류의 거점으로, 일반인들에게는 문자로 세계 문화의 다양성을 체험하는 창조적 공간이 될 예정이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사업은 전액 국비로 총 사업비 565억 원을 투입되며, 지난해 11월 착공했다. 송도 센트럴파크(2만여㎡ 부지) 내 총면적 1만5천650㎡ 규모로 건립이 순항 중이다. 시는 2021년 준공해 2022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2년 송도국제도시에 개관 예정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조감도.
2022년 송도국제도시에 개관 예정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조감도.

시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사업과 함께 세계의 문자들, 문자와 본질, 문자와 문명 등을 조명하는 방향의 다양한 전시 및 기획전시를 계획 중이다. 박물관에는 인류 세계 문자의 보존과 확산을 위해 고대부터 현대까지 전 세계 문자 자료가 전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이 문자언어에 대해 연구하고 토론하는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시는 인천이 공항과 항만 등 타 도시에 비해 지리적 이점이 큰 데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각종 글로벌 기구 및 기업, 교육시설 등을 갖춘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서는 만큼 손색 없는 세계 문자 교류의 핵심 거점지로 급부상할 것을 자신하고 있다. 박물관 고유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문자 문화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토대가 될 전망이다.

# 훈맹정음 상설전시관과 인천세계문자포럼

‘훈맹정음’은 강화도 교동 출신의 송암 박두성 선생이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창안한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점자다. 박두성 선생은 일본식 점자로 왜곡된 역사를 배우던 우리나라 아이들을 걱정해 7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1926년 한국식 점자인 훈맹정음을 세상에 내놨다. 6개의 점으로 우리나라 시각장애 교육 기반을 개선하는 등 인천 문자 문화의 힘을 널리 알린 사례이기도 하다.

2019년 11월 송도 센트럴파크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 현장에서 열린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착공식' 모습.
2019년 11월 송도 센트럴파크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 현장에서 열린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착공식' 모습.

당초 시는 국내외 시민들에게 세계적인 한글 점자를 널리 알리고자 송암 박두성 기념관을 국립세계문자박물관으로 이전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박물관 건립 취지나 전체 전시 구성상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대해 무산됐다. 대신 문체부는 박두성 선생의 소장 자료를 상설전시나 특별전시로 활용하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 했다. 그 결과, 시는 최근 문체부와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내 훈맹정음 상설전시관 조성에 합의했다. 현재 송암 박두성 선생 및 훈맹정음 관련 유물 확보 방안 등 세부 사안을 협의 중이다.

이와 함께 시는 오는 11월로 예정된 ‘제5회 인천세계문자포럼’을 국립세계문자박물관과 연계해 개최하고자 한다. 시가 2016년부터 개최 중인 이 포럼은 국내외 저명한 문자 연구자들이 참여해 세계 문자의 동향 파악, 문화도시 인천으로서의 방향 모색 등 머리를 맞대는 자리다. 올해는 ‘인천의 역할과 나아가야 할 방향, 국내 문자 산업 발전 방안’을 주제로 심도 있는 학술포럼이 열릴 예정이다. 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포럼을 열어 인천 이미지 제고 및 문자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과 연계해 문자도시 인천의 정체성 확보 및 역할, 국내 문자 산업 현황 및 활성화 방안, 인천 문화도시 브랜딩 전략, 전시 기획 및 행사 방향 등 종합적 콘텐츠 용역을 2021년 추진 예정"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인천이 ‘세계 문자 메카’라는 글로벌 문화도시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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