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복고주의, 시진핑의 미래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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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복고주의, 시진핑의 미래주의
나채훈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소장/역사소설가
  • 기호일보
  • 승인 2020.10.09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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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채훈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소장
나채훈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소장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대기 속에 포함된 기체의 종류를 알아낼 수 있는 ‘아쿠아 위성’으로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고농도 일산화탄소 증가세와 확산 속도가 충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일주일 새 평소보다 10배 이상 일산화탄소가 캐나다 남서부·태평양 연안 일대까지 확대된 것이다.

일산화탄소. 냄새도 색깔도 없어 흡입한 사람이 쓰러지기 전까지는 알아채기가 어려웠던 시절, 연탄아궁이에서 새어나온 그 가스로 인해 숱한 목숨이 사라졌었다. 난방 연료를 연탄에 의존하던 그때 연탄가스 즉 일산화탄소는 죽음의 사신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이번 측정 결과로 당장 미국과 캐나다 길거리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을 걱정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NASA는 "일산화탄소가 강한 바람을 타고 공기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곳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를 하면서 심각한 문제는 앞으로 꾸준히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미국과 중국의 친구들이 국제사회를 위해 우정을 갖고 서로 협력하기를 부탁한다"는 미크로네시아의 파누엘로 대통령 유엔 연설이 세계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주목된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제 세계는 두 열강의 무모한 경쟁 속에 말려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의외로 2060년까지 탄소 중립화를 선언했다. 여전히 화석 연료 60% 이상의 비중인 중국이다. 믿기지 않는 허세와 희망적 립서비스일 개연성이 크다.

하지만 리프킨이 ‘2028년까지는 화석 연료 산업이 붕괴하고 부채로 전락하는 좌초 자산이 될 것’이라는 예고가 있었고, 냉혹한 현실주의 집단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미국 국방성이 통수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면서 탈 탄소 기반 군사시설과 전쟁 전략 수정을 착수한 바 있다.

미·소 냉전의 이념전에서 완승을 거둔 미국이 오늘의 대중국 경제·안보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 것인가? 오레스케스 하버드대 교수는 기후 재난 등의 대붕괴 이후 중국식 권위주의 모델이 서구식 자유민주주의를 이길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웨인라이트 오하이오대 교수는 트럼프 스타일의 복고주의로는 안 될 일이고 결국 미·중 기후 제국 동맹의 시나리오가 예상된다고 했다.

미·중 기후 동맹이 기후 재난의 낭떠러지에서 극적으로 성사된다면 이후의 우리 한국은 어떠한 상황에 놓일 것인지 염려되는 바가 한둘이 아니다.

우선 가속화되는 전 지구적 기후 재난 앞에서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5위이고 세계에서는 11위다. 책임이 가볍지 않다는 말이다. 더구나 화석 연료 산업 수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세상은 자본주의 재생산 위기, 팬데믹과 심각한 기후 재난이 만들어내는 ‘장기 비상의 시대(쿤스틀러의 표현)’다.

수년 전부터 팬데믹을 경고한 서구 일각의 예측에 대해 속수무책이었던 한국이다. 신냉전이든 기후 동맹이 이뤄지든 위기관리의 한국호는 순항할 수 있느냐는 데 핵심이 있다.

아직도 낡은 틀의 희망적 미래 전망과 전략으로 대처하고 있는지, 상당한 수정을 거쳐 대응하고 있는지, 새로운 지각 변동의 틀을 어느 정도 수용하고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눈에 들어오는 모습은 과거 민주화운동 시대의 한계 속에서 자유주의에 대한 감수성과 국정 운영 능력의 미숙함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서거가 만든 트라우마와 권력 의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도 확연하다.

경제적 이익을 앞세우는 각국 정부의 실패와 위기에 대한 무모할 정도의 대처가 질타 받는 오늘, 아마존 개발이라는 자충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브라질, 후쿠시마 원전수의 일방적 방류로 태평양 국가를 위협하는 일본, 재선을 위해서라면 복고적 체제를 더 강화하겠다는 미국, 허세와 희망으로 미래를 약속하는 중국. 코로나19마저도 사소해질 복합 재난의 일상이 세계를 뒤바꿀 처지에서 우리 모두가 전환 가치와 리더십을 만들어 나가는데 한국의 미래를 걸어야 한다. 아뿔싸! 하면 그때는 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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