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용원 인천시 복지국장
성용원 인천시 복지국장

"올해 말고 오래 봐요", "불효자는 옵니다." 올 추석, 고향방문과 부모형제간 만남을 줄여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내걸었던 이들 기발한 홍보문구는 세간에 화제가 됐다. 이에 발맞춰 인천시는 추석 연휴 기간, 전국 최초로 전국 최대 규모의 인천가족공원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심사숙고한 끝에 ‘미리 성묘하기’, ‘온라인 성묘’ 등 보완적 추모 시스템을 만들어 시행했으며, 그 결과 언론에 주목받고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가 일상을 바꿔 놓은 지 10개월, 계절은 어느덧 가을의 문턱에 접어들었다. 어르신들은 여전히 노인복지관과 경로당 등 여가 복지시설 문을 두드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2일, 제24회 노인의 날 기념식’ 행사도 대한노인회 시 연합회 박용렬 회장님과 협의해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인천시의 노인복지를 담당하는 국장으로서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뿐이다. 본 지면을 통해 인천에 살고 계신 우리 모두의 부모님 그리고 어르신들께 시의 방역 정책에 협조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내고 있는 인천시민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 인천시는 올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감염증에 취약한 어르신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으로 노인복지정책을 추진해왔다. 이 순간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어르신들을 지켜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차단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2월 노인복지관·경로당 등 노인 여가 복지시설 1천500여 개소에 대해 휴관 조치했다. 4만 여 명의 어르신들이 참여하고 있는 노인일자리 사업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었다. 물론 세심한 정책 지원이 뒤따랐다. 어르신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안부 확인과 심리 상담, 전문 정서 지원 서비스 등을 필수사업으로 운영했다. 긴급 지원이 필요한 결식 우려 어르신 총 5천591명에게 무료급식(대체식)을 지원하면서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해 급식단가도 2천700원에서 4천 원으로 인상해 지원하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노인일자리 중단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임금 선지급 후 근로 정산’ 지침을 마련해 노인 일자리 참여 어르신 2만3천600명에게 총 63억 원의 임금을 선지급해 드렸다. 아울러 취약계층 어르신들의 복지증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만 7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게 지원되는 ‘효드림 카드사업’을 당초 10월 계획에서 7월로 앞당겨 시행하기도 했다. 

특히 복지국 소관 코로나19 방역업무 중 가장 주의 깊게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분야는 1천520여 개의 장기요양시설에 대한 방역관리다. 바이러스는 장기요양시설 같은 밀집된 거주 환경에서 쉽게 확산되고 그곳에서 거주하는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들에게 코로나19 감염증의 위해는 더욱 크다. 그러므로 요양원 거주 어르신들에게는 예방적 ‘코호트 격리’에 준하는 안심보호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요양원을 포함한 노인주야간보호센터 등 모든 시설 종사자에게는 방역 강화 수칙을 구체적으로 정한 지침을 수시로 시달하고 매일 모니터링하며 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우리 시는 내년이면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27년이면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어르신에게 필요한 비대면 복지 서비스를 발굴하고, 어르신의 다양한 특성과 양적 변화를 반영한 일자리 개발, 돌봄 수요 급증에 대비한 생활밀착형 돌봄 체계 구축, 길어진 노년기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여가 지원 등 분야별 맞춤형 노인복지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 계절이 지나고 겨울이 오면, 머지않아 설 명절이 다가온다. 그때는 또 어떤 기발한 홍보 문구가 코로나19를 멈추게 할까?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성묘 시스템은 또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까? ‘맡은 바 소임을 다해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겠노라’고 스스로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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