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지원사업에 참여한 김용현 작가의 ‘대부도에서 만들어진 내리막길-버려진 자전거는 어떻게 그 자유를 회득하였는가’. <안산문화재단 제공>
안산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지원사업에 참여한 김용현 작가의 ‘대부도에서 만들어진 내리막길-버려진 자전거는 어떻게 그 자유를 회득하였는가’. <안산문화재단 제공>

안산문화재단이 코로나에 갇힌 일상에 숨통을 틔어 줄 전시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재단이 2018년부터 펼치고 있는 전문예술창작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8일 시작해 오는 19일까지 대부도 면사무소와 성포동 주공아파트 11단지 상가 등지에서 열린다.

전문예술창작지원사업의 공연예술 분야는 올해부터 단계별 지원제도를 도입했고, 시각예술은 개인별 작가의 창작 및 발표활동 경비의 일부를 지원한다.

올해는 시각예술 분야에서 모두 4명의 작가가 선정돼 이색적인 공간에서 4인 4색의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대부도에서는 이웅철 작가의 ‘섬 속의 섬’을 주목해 볼 만하다. 에코뮤지엄인 대부도 면사무소를 배경으로 고립된 환경인 섬 사람들의 갇혀 있는 모습을 코로나 상황에 비유한 전시다.

구(舊)라는 수식어가 붙은 오래된 공간에서 전개되는 전시도 눈여겨볼 만하다. (구)떡집에서는 성필하 작가의 ‘A Flow Not A Flow’가, (구)아울렛마트에서는 김용현 작가의 ‘대부도에서 만들어진 내리막길-버려진 자전거는 어떻게 그 자유를 획득하였는가’가 전시된다.

‘A Flow Not A Flow’는 대부도 곳곳을 조사하며 느꼈던 공간에 대한 의미와 새로운 가능성을 회화로 풀어낸 전시다. 김용현의 작품은 본인 스스로 대부도에서 살면서 느낀 것들과 주민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영상 작업까지 이어진다.

이들 세 작품은 모두 걸어서 관람할 수 있는 거리만큼 떨어져 있어 ‘섬이라는 좁은 공간 속 바다만큼 먼 의미’가 공존하는 현실을 한 번에 느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뭍에서는 홍남기 작가의 ‘밤과 낮’이 관람객을 맞는다. 성포동 주공아파트 11단지의 한 상가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까지 일련의 사건들을 시각화했다. 급속 팽창한 수도 서울의 한 위성도시가 겪은 과거가 인물과 이미지로 치환돼 시간여행을 하는 흥미로운 전시다.

안산=박성철 기자 ps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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