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 야경. 인천시는 오는 17일부터 문학산 정상부 개방시간을 오전 5시~ 오후 10시로 확대한다 . <인천시 제공>

문학산 정상에서 야경을 보고 싶다는 인천시민들의 바람이 55년 만에 이뤄진다.

인천시는 낮 시간으로 제한됐던 문학산 정상부 개방시간을 오는 17일부터 오전 5시~오후 10시(동절기는 오전 5시~오후 8시)로 확대한다고 11일 밝혔다. 16일에는 이를 기념하기 위한 축하 전야제도 열린다.

인천 역사의 발상지인 문학산(높이 217m)은 인천 중심부에 위치해 ‘인천의 배꼽산’, ‘인천의 진산’ 등으로 불린다. 백제 초기 축조로 추정되는 문학산성(둘레 577m, 평균 높이 1.5m)이 있으며, 산성 정상에는 우물터 ‘비류정’과 봉수대 등의 흔적이 남아 있어 역사적 가치가 크다.

하지만 문학산 정상부는 1965년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50년간 일반인의 출입이 전면 통제돼 왔다. 문학산성은 1986년 지정문화재 기념물 1호로 지정됐지만 시민들은 이를 볼 수 없었다. 이후 2015년 10월 15일 시와 국방부 간 협약을 통해 제한적(오전 8시~오후 7시)으로 시민 출입이 허용됐다.

문학산 일부 개방으로 시민들의 아쉬움은 어느 정도 해결됐지만 인천의 야경이나 해돋이, 해넘이를 보고 싶어 하는 바람을 채우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시는 문학산 확대 개방을 위해 국방부와 지속적인 논의를 거쳤고, 최근 문학산 개방시간 연장을 이끌어 냈다. 국방부는 앞으로 2년간 문학산 개방시간을 확대 운영한 뒤 안전상 문제가 없으면 운영시간 연장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시는 문학산 정상부에 폐쇄회로(CC)TV와 조명기구, 안전펜스 등 안전설비를 구축하고 경비원을 추가 배치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힘쓸 계획이다.

미추홀구 역시 이번 확대 개방에 맞춰 문학산 오봉 조형물, 포토존, 데크 등산로 볼라드 조명, 각종 야간조명시설 등을 설치하며 등산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연수구도 등산객들의 안전한 산행을 위해 기존 탐방로를 정비해 나가고자 한다.

문학산은 인천 앞바다 섬과 인천 시가지는 물론 강화 마니산과 북한산까지 조망할 수 있는 명소다. 시는 이번 개방시간 확대로 시민들에게 자유로운 등산 활동과 쉼터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문학산의 가치도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확대 개방에 앞서 마련되는 전야제에서는 시민과 함께 하는 문학산 정상 오르기, 바람개비 시민 행복 기원문 달기 등이 있을 예정이다. 13일부터 18일까지는 계양공원사업소가 가꾼 2천여 송이의 국화꽃과 조형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박남춘 시장은 "문학산이 언제든 아름다운 인천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시민 품에 돌아온 것은 기쁘고 감사한 일"이라며 "내년에는 산 정상에 잔디·등산로 등을 정비해 시민 공간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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