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조달청이 운영하는 나라장터를 대체할 자체 조달 플랫폼을 추진 중인 가운데 나라장터에서 판매되고 있는 물품 중 일부가시세에 비해 여전히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더불어민주당 정성호(양주) 의원실이 앞서 경기도가 시중보다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이 비싸다고 제시한 90개 물품에 대한 가격을 재검증한 결과, 41개 물품의 경우 나라장터의 가격이 여전히 시중에 비해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정 의원실에 따르면 니콘 카메라렌즈는 시중에서 5만1천460원이지만 나라장터에서는 12만 원에 판매됐으며, 하만 매립형 PA스피커는 시중은 11만 원이지만 나라장터는 23만1천만 원, 시스코 무선랜 엑세스포인트는 시중에서 37만4천 원이지만 나라장터에서는 76만6천 원에 가격이 책정돼있었다. 이들 4개 물품의 경우 나라장터의 가격이 시중의 2배를 넘었다.

고가제품 중에서도 엡손 프로젝터의 한 종의 시중가격은 141만 원인데 나라장터는 200만 원, 다른 한 종은 시중에서 127만 원인데 나라장터에서 205만 원으로 가격차이가 있었다.

HP플로터 프린터 한 종은 시중에서 547만 원인데 나라장터에서 688만 원, 다른 한 종은 시중가 1천20만 원인데 나라장터는 1천133만 원으로 판매되는 등 가격차가 100만 원이 넘는 물품도 있었다.

정 의원은 나라장터 우대가격의무제 도입에도 비싼 이유에 대해 나라장터는 일정 기간 동일한 가격으로 특정 물품을 공급하는 경쟁제한적 시장이지만, 민간쇼핑몰은 여러 판매자가 가격과 거래조건을 수시로 변경하는 완전경쟁에 가까운 시장인 점에서 근본적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해 6월 나라장터 판매물품 3천341개에 대한 가격조사를 실시해 이 중 41.7%인 1천392개가 시중보다 비싸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이에 대해 조달청은 제조사 다름(532건), 인도조건 상이(445건), 허위 및 미끼(160건) 등 10가지 사유에 따른 가격 차이로 나라장터 쇼핑몰이 비싸지 않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에 도는 올해 7월 다시 6천129개의 나라장터 물품 가격을 조사해 이 중 가격 비교가 가능한 총 646개 물품 중 13.9%인 90개 물품의 가격이 나라장터가 비싸다고 발표하면서 나라장터를 대체할 지방 조달시스템의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의원은 "정부조달시장도 경쟁체제를 도입하거나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입점업체 간 경쟁체제를 강화해 국민 혈세의 낭비를 막는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