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을 ‘Y자 노선’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지역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인천을 비롯한 서부권 지역에서는 GTX-D노선 경유 지역에 포함되기 위한 지역 간 신경전이 치열했다. 인천 서구에서도 GTX-D노선이 검단신도시와 청라국제도시 중 어느 지역을 지나느냐를 두고 갈등이 심화됐다.

이러한 점에서 시는 인천국제공항행과 검단·김포행을 동시에 추진함으로써 지역 간 경쟁과 갈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다. 두 노선 중 어느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 아닌, 두 노선을 함께 시행하는 방안이 적합하다고 도출되면서 결과적으로는 지역 여론을 아우르게 됐다는 판단이다.

박남춘 시장 역시 이날 SNS 등을 통해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발표 초기 GTX-D노선과 관련해 일부 오해가 생기고 인천 내 갈등도 깊었다"며 "이제부터 시민과 정치권이 한마음이 돼 이번 노선안이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등 국가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가 결국 어느 지역의 여론도 등 돌릴 수 없어 국토부에 책임을 떠넘긴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실적으로 예산과 사업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인천국제공항행과 검단·김포행 중 하나를 선택했어야 했지만 두 지역 의견을 모두 수렴하려다 보니 무리하게 두 노선을 동시에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 인천국제공항 노선 사업비는 7조9천587억 원, 검단·김포 노선은 5조9천813억 원이지만 두 노선을 동시에 진행하면 사업비가 10조781억 원으로 훌쩍 뛴다. B/C값을 0.03~0.07 올리는 비용치고는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결국 국토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등에 반영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제4차 국가계획 반영이 불발될 경우 곧바로 이의 제기 등 수정을 요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업 내용을 보완해 2031년부터 적용되는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반영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사업 추진 및 광역교통망 개선은 지연이 불가피하다.

청라국제도시의 한 주민은 "조속한 사업 추진 등 여건을 고려했을 때 냉정하게 청라든 검단이든 한 지역 단일 노선으로 가는 게 맞았다"며 "결국 시가 국토부에 노선 결정에 대한 공을 넘기고, 국가계획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불발되는 노선에 대한 책임을 피하려고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검단지역 커뮤니티에서도 "시가 내놓은 추진안이 GTX 타 노선에 비해 사업비 규모가 커서 국토부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가 문제"라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노선이었는데 용역 결과가 이렇게 나와 자칫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게 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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