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만큼은 에두르지 않고 직설적으로 얘기해야겠다. 용인시 제2부시장 얘기다.  김대정 제2부시장의 임기가 다음달 초로 끝남에 따라 현재 후임자를 선발하기 위한 채용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난 8일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전·현직 공직자를 포함해 10명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말이 10대1의 경쟁률이지 게임은 이미 끝난 것처럼 보인다. 누가 뭐래도 될 사람이 되겠지만 이 공간을 빌려 꼭 하고픈 얘기가 있다. 이른바 ‘전문가 지상주의’에 이의를 제기하고자 한다. 지난달 18일 ‘용인시 제2부시장(개방형직위) 선발시험 시행계획 공고’ 이전부터 기술파트를 총괄하는 자리라는 특성상 제2부시장은 전문가를 모셔야 한다는 주장이 꽤나 그럴듯한 논리로 포장된 채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한 얘기일 수도 있고, 일반론을 제기한 것일 수도 있다.

여하튼 ‘제2부시장 전문가’라는 소릴 들어본 바가 없으니 필경 그들이 말하는 전문가란 특정분야 숙련자를 이르는 게 틀림없을 게다. 하긴 전문가라는 단어 자체가 ‘특정 분야의 일을 줄곧 해와서 그에 관해 깊이 있는 지식이나 경험을 지닌 사람’을 뜻하는 것이니 전문가의 전문성이란 결국 특정분야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한데 왜들 전문가 타령만 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 적임자가 못되니 전문가라고 우기는 거다. 앞서 말했듯이 ‘제2부시장 전문가’가 따로 없을진대 그들이 말하는 전문가란 대체 어떤 인물을 말하는 것인가. 도시계획, 건축, 토목, 환경 등 특정분야 전문가가 기술분야를 총괄하는 자리에 앉는 게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다. 해당분야에 능수능란하다는 이유로 특등사수를 국방부장관에, 무사고 운전 30년을 달성한 개인택시 기사를 국토교통부장관에, 조명기사를 문화관광부 장관에 앉혀야 한다는 주장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전문가의 자리는 따로 있다. 제2부시장은 이른바 ‘전문가’들이 적재적소에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따뜻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제프 딕슨이라는 인물이 처음 인터넷에 올린 뒤 많은 이들이 한 줄씩 덧보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우리 시대의 역설’이라는 시의 한 글귀가 가슴에 콱 박힌다. "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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