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과 위생관리가 인플루엔자의 유행기간과 발생 규모를 크게 줄인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김홍빈(감염내과)·이현주(소아청소년과)·이희영(임상예방의학센터)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인플루엔자 유행 양상을 비교분석해 방역과 위생관리 강화가 전염병 유행 억제에 미치는 효과를 규명했다.

연구팀은 질병관리청 표본 감시 자료를 활용해 코로나19 기간 인플루엔자 환자 규모와 발생 기간 등 유행 특성을 다각도로 분석, 지난 3년 동일 기간과 비교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인플루엔자 유행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4월까지 총 20주간 지속돼 지난 유행 대비 6∼12주 짧아졌다.

코로나19 최초 환자 발생 후 인플루엔자 입원 환자는 3천232명으로, 2017∼2018년 6천841명과 비교해 52.7% 감소했으며, 방역과 위생관리가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에는 161명의 입원환자가 발생해 지난 2년 동기간 대비 최대 96.2%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이러한 환자 규모의 감소는 인플루엔자뿐 아니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아데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 등 질병관리청이 감시하는 모든 호흡기 바이러스에서 나타났다.

특히 비율 지표인 ‘환자 1천 명 방문당 인플루엔자 발생자 수 최댓값’이 코로나19 기간에는 49.8명으로, 기존 71.9∼86.2명에 비해 최대 42% 감소했다. 인플루엔자 유행 규모가 줄어든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전파 우려로 환자들이 단순히 병원 방문을 꺼리기에 나타난 통계적 착시로 보기 어렵고, 실제 유의미한 환자 감소가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홍빈 교수는 "코로나19 시대에 강화된 위생관리 및 공중보건 차원의 대응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면 인플루엔자 등 전염성 호흡기질환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저널 ‘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됐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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