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9월 민통선 인접지역에서 시작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인천 강화지역 내에도 번져 지역 내 3만 두가 넘는 돼지가 살처분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사진 = 기호일보 DB
지난 2019년 9월 민통선 인접지역에서 시작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인천 강화지역 내에도 번져 지역 내 3만 두가 넘는 돼지가 살처분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사진 = 기호일보 DB

최근 강원도 화천군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재발병함에 따라 관계 당국이 돼지 재입식을 잠정 중단하면서 인천 강화지역 양돈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9일 화천군의 한 양돈농가에서 ASF가 재발병하자 해당 농가를 비롯해 역학관계에 있는 강원도 화천·경기도 포천지역 양돈농가 5곳의 돼지 4천77마리를 살처분했다. 곧바로 정부는 지난달 초부터 ASF 살처분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돼지 재입식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

지난해 ASF 사태 이후 새로운 기준에 맞춰 재입식 설비에 투자 중이던 일부 양돈농가는 이 소식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강화군을 비롯해 경기도 파주·연천, 강원도 철원 등지에서 잇따라 ASF가 발병하면서 총 44만 마리가 넘는 돼지가 살처분됐다.

이후 정부는 올 7월 살처분 농가를 대상으로 ‘ASF 중점방역관리지구 지정 기준과 지구 내 양돈농가 강화된 방역시설 기준’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외부 및 내부 울타리와 입·출하대 설치 ▶작업자 환복 및 소독이 가능한 방역실 설치 ▶손 씻기와 장화 갈아 신기 등을 위한 전실 설치 ▶약품 및 기자재 등을 소독해 반입할 수 있는 반입시설 설치 ▶야생 멧돼지와 곤충 등 매개체 방역을 위한 방조망 및 방충망 설치 ▶가축 폐사체 및 축산폐기물 보관을 위한 냉장·냉동 컨테이너 설치 등이다.

이에 따라 강화지역 10여 곳의 ASF 피해 양돈농가는 새로운 재입식 기준에 맞춰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돼지 재입식 잠정 중단 결정으로 추가적인 경제적 피해를 입게 됐다는 입장이다.

강화양돈협회 관계자는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자금을 들여 돈사를 보수하고 새로운 시설을 설치하며 돼지 재입식만을 기다려왔는데, 갑작스러운 재입식 잠정 중단 결정에 매우 난처해졌다"며 "지금 당장 돼지 재입식을 한다고 해도 내년 말이나 돼야 수익이 나는데, 이런 식이라면 또 다른 빚더미에 앉게 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강화군 관계자는 "ASF가 재발병했지만, 재발병 지역 반경 10㎞ 이내에서는 음성이 나와 중단 기간이 짧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한다"면서도 "중단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농식품부 매뉴얼에 따라 생계안정자금이 추가 지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돼지 재입식 잠정 중단 결정은 지난해 ASF 피해지역 모두에 해당된다"며 "재발병 사태가 가라앉으면 돼지 재입식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화=김혁호 기자 kimhho2@kihoilbo.co.kr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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