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카페에 갔다. 따뜻한 커피를 시켰다. 마스크를 벗고 커피를 마시다 전화통화를 했다. 통화가 끝나자 카페 직원이 다가와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커피를 드시지 않을 때는 마스크를 착용해 주세요."

말을 듣자 마자 얼른 "알겠습니다"라고 답하고는 마스크를 썼다.

곧이어 카페에 흐르던 음악이 멈추더니 안내방송이 나왔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날은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날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큰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다중이 군집하는 집회·시위장, 감염 취약계층이 많은 의료기관과 요양시설 및 주야간 보호시설에서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대중교통 운수종사자·이용자, 집회의 주최자·종사자·참석자, 의료기관의 종사자·이용자, 요양시설 입소자와 이들을 돌보는 종사자 등이 마스크 착용 의무 대상이며, 미착용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태료 부과는 다음 달 13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향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음식점과 학원, 결혼식장 등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될 수 있다.

코로나19 발생, 확산, 재확산을 거치면서 마스크는 일상 필수품이 됐다. 미세먼지가 온 하늘을 덮었을 때도 쓰지 않았던 마스크인데, 역병이 덮치자 이제는 휴대전화보다도 마스크를 먼저 챙긴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쓰던 초반에는 사람을 한눈에 알아보기가 어려웠다. 마스크가 얼굴의 반 이상을 가려 겨우 눈만 보이니 사람을 못 알아보고 지나치기 일쑤였다. 이제는 그것도 익숙해졌는지 마스크를 써도 사람을 꽤 잘 알아본다.

또 마스크를 쓰고도 이제는 뜀박질을 꽤 잘한다. 버스 놓칠세라 마스크 쓰고 정류장까지 내달렸다가 숨이 차 혼쭐이 났었는데, 그것도 익숙해졌는지 지금은 숨을 들이마시며 꽤 잘 달린다.

이제는 오히려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게 더 어색하다. TV 드라마나 영화가 다른 게 허구가 아니라 사람들이 마스크를 안 써서 허구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마스크 없는 세상이 낯설어졌다. 이제 마스크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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