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도박중독 유병률이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여전히 2~3배 높은 수준인 가운데, 매출과 유병률이 월등히 높은 경마 및 경정, 경륜산업이 서울과 경기·인천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도박문제 예방 및 치유·재활 전문기관인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운영하는 14개 지역센터 중 겨우 4개소만 수도권에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김예지 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실에 따르면, 국내 합법적인 사행산업은 총 7가지로 카지노업, 경마, 경륜, 경정, 복권, 체육진흥투표권, 소싸움 등 이다.

또한 사행산업으로 인한 중독 및 도박문제와 관련해 예방·치유·재활 등의 사업과 활동을 실시하는 공공기관인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를 두고 있다.

사행사업자별 매출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매출 1∼3위는 3년 평균 ▶경마가 약 7조 5천억 원 ▶경륜이 약 2조 원 ▶경정이 약 6천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현재 경마와 경륜, 경정의 본장 및 장외발매소는 총 75개이며, 이 중 52개소(70%)가 서울과 경기, 인천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특이한 점은 본장과 장외로 구분해 운영되는 경마와 경륜·경정의 매출 중에 장외발매소가 차지하는 비율이 본장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경마의 경우 장외발매소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70.4%, 경륜은 61.4%, 경정은 83.1%로 나타났다. 

또 유병률도 본장보다 장외발매소가 더욱 높게 조사됐다. 2018년 경마 장외발매소 이용자의 중독 유병률은 44.6%로, 본장 유병률 37.8% 보다 높은 수준이다. 경륜과 경정도 각각 장외발매소 이용자 유병률이 44.6%, 38.0%로 본장 유병률(각각 36.9%, 34.4%)보다 높게 집계됐다. 다시 말해 유병률이 월등히 높은 68개의 장외발매소 중 49개소(72%)가 수도권에 밀집돼 있지만 도박문제 예방 및 치유 등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지역센터는 턱 없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현재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14개 지역센터(직영 1개소, 위탁 13개소) 설치기준은 광역시·도마다 최소 1개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김예지 의원은 "국내 합법 사행산업 중 온라인이 가능한 ‘스포츠토토’를 제외한 나머지 산업은 이용자들이 직접 본장 또는 장외발매소에 가서 베팅하기 때문에 예방치유센터 또한 장외발매소 인근에 위치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다"라며, "장외발매소에 대한 규제 기준 확립과 지역센터 설치기준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안유신 기자 ay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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