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암점자도서관에 전시된 훈맹정음.
송암점자도서관에 전시된 훈맹정음.

시각장애인들의 세종대왕으로 알려진 송암 박두성 선생의 ‘훈맹정음’이 문화재로 등록된다.

문화재청은 15일 시각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한 흰지팡이의 날을 맞아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 유물’과 ‘한글점자 훈맹정음 점자표 및 해설 원고’를 문화재로 등록예고했다.

훈맹정음은 인천 출신 박두성 선생이 1926년 11월 4일 반포한 우리나라 최초의 6점식 점자다. 박두성 선생은 일본식 점자로 왜곡된 역사를 배우던 우리나라 아이들을 걱정해 7년여의 연구 끝에 고유 문자체계인 한글점자를 완성했다.

이번에 등록예고된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 유물’은 훈맹정음의 사용법에 대한 원고, 제작 과정을 기록한 일지, 제판기, 점자인쇄기, 점자타자기 등 한글점자의 제작·보급을 위한 기록·기구 등 8건 48점이다. ‘한글점자 훈맹정음 점자표 및 해설 원고’는 ‘한글점자’ 육필 원고본, ‘한글점자의 유래’ 초고본 등 한글점자의 유래와 작성 원리, 그 구조와 체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유물 7건 14점이다.

문화재청은 해당 유물들이 당시의 사회·문화 상황을 반영할 뿐 아니라 근대 시각장애인사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문화재 등록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유물은 30일의 예고기간을 거쳐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해 문화재로 최종 등록될 예정이다.

훈맹정음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되면서 박두성 선생의 고향인 인천에서는 그 뜻을 기억하기 위한 사업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는 2022년 송도국제도시에 개관 예정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 훈맹정음 상설전시관을 조성하는 방안을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왔다. 향후 전시 내용이나 규모 등에 대한 논의를 거쳐 훈맹정음 관련 유물을 전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강화군 교동면에서 진행하고 있는 박두성 선생의 생가 복원 사업도 내년 4월 마무리된다. 이 밖에도 박두성 선생을 기념하는 문화사업들을 다양하게 개발할 계획이다.

박상은 송암박두성선생문화사업선양회 이사장은 "문화재 등록이 국가 문화 수준에 비해 너무 늦긴 했지만, 이제라도 등록된 것은 잘 된 일"이라며 "송암 선생 기념공원 조성이 끝나면 이 역시 문화재 등록을 추진하고 그 헌신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훈맹정음의 문화재 등록을 위해 앞서 시 문화재위원회에서 제청을 거쳤다"며 "문화재 등록에 따라 앞으로 관련 콘텐츠를 활발히 개발하려 한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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