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과 업사이클링 디자인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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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과 업사이클링 디자인의 만남
안혜신 인천대 디자인학부 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20.10.19
  •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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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인천대 디자인학부 교수
안혜신 인천대 디자인학부 교수

요즘 환경계의 가장 큰 이슈는 일회용 플라스틱(single-used Plastics)이다.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버리는 빨대, 아이스커피 테이크아웃 컵, 배달음식 용기, 그리고 마트 비닐봉지까지. 돌아보면 우리는 하루에 아주 많은 부분을 플라스틱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일회용 플라스틱 평균 사용 시간은 12분. 그러나 그에 비해 플라스틱이 분해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500년이라고 한다. 이러한 플라스틱의 심각성을 일깨워 준 것은 ‘바다’였다. 

바다 생물체들이 이상한 현상을 보이고 해변으로 떠밀려오며 죽기 시작했고, 그들의 뱃속에서 발견된 것은 바로 플라스틱이었다. 플라스틱 사용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제대로 되지 않은 처리’다. ‘National Geographic’은 ‘Planet or Plastic?’이라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말은 "플라스틱은 그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 우리가 플라스틱을 나쁘게 만들고 있다"라는 것이다. 플라스틱이 실제 우리 문명을 급속도로 발전시키게 한 장본인이며, 플라스틱 발명은 우리의 삶을 상당 부분 지켜주고 있다. 

음식의 오염과 상함으로부터 격리시켜 오래 유지되고 청결할 수 있도록 해줬으며, 의료분야에서는 더욱더 활발한 기여를 해 우리를 지켜주고 있는 소중한 존재다. 단지, 우리의 몰상식한 사용이 부메랑처럼 돌아오고 있는 것일 뿐이다. 

플라스틱을 폐기하는 방법에는 ‘재활용·매립·소각’이 있다. 흔히들 ‘재활용을 하자’고 하는데, 재활용은 근원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실제로 플라스틱이 재활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횟수는 평균 2~3회로 한정적이며, 그 이후에는 더 이상 재활용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반드시 매립 혹은 소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일회용 플라스틱이 다양한 곳에서 새로운 형태로 소개되고 있다. 우리는 이를 ‘업사이클링(up-cycling)’이라 부르는데, 기존에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디자인을 가미하거나 전혀 새로운 형태로 만드는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Matt & Nat의 핸드백, 지갑, 파우치, 선글라스 케이스, 신발, 책가방 디자인은 재활용 나일론, 코르크, 고무, 플라스틱 병 등을 사용하는데,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우레탄(PU, polyurethane)과 폴리 염화비닐(PVC, polyvinylchloride)을 주재료로 사용하며 이 회사의 제품들은 플라스틱 특성으로 인해 우수한 내구성을 지닌다. 

재활용 플라스틱 운동화 1천100만 족을 생산하고 있는 아디다스는 해양환경보호 단체인 팔리포더오션과 2015년부터 협업을 해오고 있으며, 해변가에서 채취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을 예방하고 있다. 

이렇게 수거된 플라스틱은 실로 만들어져 아디다스 신발의 갑피로 사용된다. 신발뿐만 아니라 FC바이에른 뮌헨의 챔피언스리그 유니폼, 호주오픈테니스대회에 참가하는 선수 경기복 등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로 의류도 생산하고 있다. 

이렇듯 디자인은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도 지속가능한 소재 사용은 물론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폐기물 방지를 통해 생산 과정에서 또한 환경친화적인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또 사무실, 매장, 창고, 유통망 등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지속가능한 소재로 대체할 수도 있다. 

나아가 운반 포장과 같이 플라스틱 사용이 불가피한 부분에 있어서는 이를 대체할 만한 대책을 마련하고, 지속가능한 대안을 추진하는 일 등은 디자이너가 책임의식을 갖고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플라스틱의 특성은 값싸고 가볍지만 뛰어난 내구성을 갖고 있고, 가장 큰 장점은 어떤 모양이든 자유자재로 변형 가능하다는 것이다. 디자이너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환경을 생각하는 마인드만 있다면 우리에게 유용하지만 심각한 환경문제의 주범인 플라스틱이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재료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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