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에 처해졌다가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을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에 처해졌다가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을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법적 족쇄를 걷어낸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에서 급격한 반등을 이루면서 차기 대권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동안 당내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에 머물고 있던 이 지사가 여권 지지층의 지지 기반을 확보함에 따라 사상 첫 경기지사 출신의 대통령 후보 배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6일 발표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가 20%의 지지도를 확보하면서 17%를 얻은 민주당 이낙연 대표에 오차범위에서 앞선(13∼15일 실시, 18세 이상 1천1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것으로 나타났다.

올 8월부터 이 지사가 이 대표에게 근소 우위를 보인 가운데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 지사의 성적이 크게 반등했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 내 차기 대권주자 1위는 이 대표가 36%로 여전히 오차범위 내 1위를 이어갔지만 이 지사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은 모습이다.

지난 2월 조사와 비교하면 민주당 지지층 내 지지도가 이 대표에게 52%가 쏠린 가운데 이 지사가 4%에 그쳤지만, 8개월 만에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는 이 지사가 31%를 확보하면서 이 대표를 5%p 차이로 맹추격했다.

이 지사에 대한 민주당 지지층의 선호도가 반전을 이루게 된 데에는 코로나19가 본격적인 흐름에 접어들기 이전이던 2월에 비해 이 지사가 경기도의 수장으로서 적극적인 코로나19 대응을 통해 모범적인 방역을 이뤄낸 것이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이 지사가 신천지 교단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비롯해 진보적 색채가 강한 재난기본소득 정책 등을 통해 여권 지지층의 대안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최근 이 대표가 옵티머스자산운용 연루설로 인해 곤혹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이 지사의 경우 재임기간 내내 발목을 잡혀 왔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서 완전히 해방됨에 따라 대권을 향한 광폭 행보로 나아갈 교두보가 확보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여론조사 등에서 이 지사가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의 선호도 역전 현상을 통해 내년 치러질 대선 경선까지 상승세를 이어갈지 귀추가 쏠린다.

더욱이 이 지사가 역대 경기지사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동안 대권주자들의 들러리 역할에 한정돼 왔던 경기지사의 정치적 입지를 키울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모은다. 이 지사에 앞서 이인제·손학규·김문수·남경필 전 지사가 대권에 도전했지만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지사는 지난 16일 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된 이후 대선 출마와 관련해 "대선은 국민이 대리인인 일꾼에게 어떤 임무를 맡길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대리인을 자처하는 사람이 결정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하는 것이기에 국민이 현재 부여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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