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 십정2구역 조감도.
인천 부평구 십정2구역 조감도.

인천시가 출자한 서민임대주택(십정2구역 공공지원민간임대)이 임대료 조정에도 미달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임대료가 비싸다는 지적<본보 10월 8일자 3면 보도>에 따라 시행사인 (유)이지스레지던스리츠(이지스)가 임대료를 조정했으나 보증금을 대폭 올리면서 임대수요자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18일 시 등에 따르면 지난 13~15일 진행한 부평구 십정동 ‘더샵 부평’ 공공지원민간임대 아파트 3천578가구 청약에 2천261명이 신청해 경쟁률 0.63대 1을 기록했다. 전체 1천317가구가 남았다.

앞서 이지스는 59㎡ 보증금 8천400만 원에 월 임대료 62만2천 원, 69㎡ 보증금 1억1천600만 원에 월 임대료 62만6천 원, 84㎡ 보증금 1억5천200만 원에 월 임대료 63만 원을 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임대료가 비싸다는 시의회 등의 지적이 이어지자 보증금을 상향하고 임대료를 낮췄다. 이에 따라 59㎡는 보증금 1억4천500만 원에 임대료 39만3천 원, 69㎡는 보증금 1억6천500만 원에 임대료 44만2천 원, 84㎡는 보증금 2억 원에 임대료 45만 원으로 각각 조정했다.

이 같은 조정에도 청약이 미달되면서 부동산업계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임대료를 일부 조정했다고는 하나 적은 규모인 59㎡는 임대료를 22만9천 원 인하하면서 보증금을 무려 6천100만 원이나 올려 조삼모사(朝三暮四)식 조정으로 오히려 임차인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증금 및 임대료는 4천800만 원에서 최대 6천100만 원 상승한 반면 임대료는 18만 원에서 22만9천 원이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월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 보증금을 올렸기 때문에 목돈 마련을 걱정한 서민들이 선뜻 청약에 나서지 못했다"며 "또 주거환경이 ‘더샵 부평’보다 좋지 않은 유주택자들이 청약 이후 주택을 처분하고 입주할 수 있는데 이런 가능성을 모두 배제해 미달이 발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행사인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워낙 가구 수가 많아 미달을 예상했고, 입주 전까지 계속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청약이 진행되면서 조건이 조금씩 조정될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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