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시 미추홀구가 은행나무 열매로 인한 악취 등의 민원 때문에 인하대학교 후문의 은행나무를 벌목하려다 중단했다. 사진은 18일 인하대 후문 일대 은행나무.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시 미추홀구가 인하대학교 후문에 늘어서 있는 은행나무를 벌목하려다 중단했다.

18일 구에 따르면 가을철 은행나무 열매로 악취와 미끄럼 사고 등이 발생하자 은행나무를 베어 내고 다른 나무를 심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백지화했다.

구는 지난달 ‘미추홀구, 은행나무 열매 악취 예방사업 시행’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길거리 은행나무 악취민원 해결을 위해 나무 교체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지역 내 나무 1만5천 그루 가운데 은행나무 가로수는 약 8천 그루다. 이 중 열매를 맺는 암나무가 3천 그루(38%)로 다른 지자체보다 은행나무 암나무 비율이 높은 실정이다.

특히 용현동 인하대 후문 근처에 은행나무 암나무가 많다. 이곳의 은행나무 가로수 255그루 중 암나무는 절반을 넘어서는 145그루(57%)에 달한다.

이 때문에 매년 가을이 되면 길에 떨어진 은행나무 열매가 뭉개지면서 악취는 물론 길거리가 지저분해져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또 은행나무 열매를 잘못 밟아 미끄러지거나 바닥에 떨어진 열매를 줍다가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지속돼 왔다.

이로 인해 구는 최근 인하대 후문 일원의 은행나무 암나무를 이팝나무 등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어 지역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이달 5일부터 14일까지 ‘인하대 후문 은행나무 암나무 수종 교체’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구는 오랜 기간 땅에 뿌리를 내린 은행나무를 무작정 벌목하기보다는 다른 방안을 찾기로 했다. 이곳의 은행나무가 대형목이라 굴취와 이식이 어려운 탓에 베어 버릴 수밖에 없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구 관계자는 "지역주민 500명 정도가 설문조사에 참여했으나 결과는 비공개하기로 했다"며 "은행나무 벌목 대신 진동수확기 구입, 열매그물망 설치 등을 통해 은행나무 열매를 조기 수거하는 방식으로 민원을 해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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