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지역에서 전문 지식을 갖춘 멘토들과 함께 다양한 과학실험을 구상하는 ‘하이센스 융복합꿈마당’ 꿈의학교가 학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미 수년째 지역 초등학생들을 위한 과학실험이나 봉사활동을 진행하던 ‘나비효과’라는 동아리가 지난해부터 경기도교육청의 지원금을 받아 더욱 다채롭고 전문적인 실험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S.A.B 열린 꿈마당’이라는 명칭으로 운영되던 꿈의학교는 올해 새로운 학생들이 들어오면서 현재의 이름을 갖추게 됐다.

 ‘하이센스 융복합꿈마당’은 두 가지 장점을 갖추고 있다. 학생이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로 운영되면서 운영주체의 큰 제재 없이 학생끼리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과 지속적인 과학실험 시연 봉사활동을 통해 남을 돕는 과정에서 학생 자신의 자존감을 키워 준다는 점이다.

 현재 ‘하이센스 융복합꿈마당’ 학생들은 안전하고 유익한 과학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이미 나비효과 동아리를 거쳐 서울대·고려대·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포항공대 등 국내 유명 대학에 진학한 선배들에게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

 학생들은 이처럼 탄탄한 조직력 속에서 지역주민들을 위해 과학과 관련된 재능기부 활동을 진행하고, 직접 주제를 선정해 전문 멘토들의 컨설팅을 받아 실험을 구상하면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고 있다. <편집자 주>

오산 하이센스 융복합 꿈마당 DGIST 과학캠프에서 멘토링 수업을 하는 모습.
오산 하이센스 융복합 꿈마당 DGIST 과학캠프에서 멘토링 수업을 하는 모습.

# 청소년 재능기부강좌 운영

‘하이센스 융복합꿈마당’은 당초 환경부 소속의 ‘나비효과’ 동아리로 운영돼 왔다. 현재 경기도내 12개 고등학교의 청소년 18명으로 구성돼 있다.

2012년 동아리 창단 당시 지금은 DGIST에 진학한 유희철 씨를 포함한 5명의 학생으로 시작했으며, 현재 오산과 화성지역 고등학생을 주축으로 대학생이 된 선배들의 조언을 받아 과학봉사와 실험 시연 등을 통한 재능 나눔을 하고 있다.

이처럼 경기꿈의학교가 시작되기도 한참 전부터 동아리로 시작해 오산천 정화 및 환경활동이나 오산 에코리움 생태 도슨트활동 봉사를 해 오던 학생들은 2014년 오산시립지역아동센터 과학실험반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또 2017년 9월부터 현재까지 약 3년간 초등학생 대상 과학실험 수업을 진행하는 ‘플레밍 과학스쿨’ 운영을 통해 청소년 재능기부강좌 활동을 하고 있다. 이 강좌는 한 달여간 오산 꿈두레도서관에서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1만 원 수준의 재료비만 받고 진행된다.

과학캠프 참여 학생들이 자신들이 정한 실험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과학캠프 참여 학생들이 자신들이 정한 실험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강좌에 참여한 학생들은 물리학·천문학·지구과학 등에 대한 다양한 과학적 사고와 이론을 배우고, 준비한 실험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수업은 초등학생이 어렵지 않게 습득할 수 있는 과학 이론 위주로 진행된다. 실험은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일례로 2018년에는 각 원소들의 결합으로 호흡하는 세균이나 진드기를 박멸해 옷과 침대 등의 냄새를 없애고 계피와 유칼립투스의 효능을 알아보는 ‘화학반응을 활용한 천연탈취 및 진드기 제거제’ 제작 실험을 진행했다. 약 30분간 계피와 유칼립투 오일, 증류수, 스포이드, 공병, 글리세린 등으로 실험을 진행해 학생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올해도 지난 12일 과학교구를 활용해 화학 변화 실험을 진행했으며, 추후 ▶빛의 산란과 역학의 힘 ▶물질의 생성과 혼합물 ▶화학 반응물 생성 등 다양한 주제로 학생들이 흥미 있어 할 만한 실험을 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회장, 연구팀장, 홍보팀, 총무 등을 맡아 강좌를 이어나가며 서울대·고려대·DGIST 등에 진학한 선배들을 고문으로 삼아 다채로운 실험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꿈의학교에서 진행한 실험 내용.
꿈의학교에서 진행한 실험 내용.

# 학생 주도적인 실험 구상

학생이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인 ‘하이센스 융복합꿈마당’의 수업은 모든 학생이 돌아가면서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각 학생들은 주제를 선정한 뒤 자체 구성한 자문단의 컨설팅을 받아 실험 내용을 구상하게 된다. 보다 안전하고 교육적인 내용을 담은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수업은 매주 토요일 오전과 오후반으로 나뉘어서 4시간가량 진행된다. 실험이 시작되기 전 최종적으로 학생들에게서 위험도나 안전성 등을 우려하는 투표를 진행하고 있으며, 60% 이상이 찬성하게 되면 실험을 실시한다.

지난해에는 학생들의 흥미를 끌었던 실험이 다수 이뤄졌다. CD팽이를 자석의 성질을 이용해 부양시키고, 회전하는 팽이를 통해 달의 위상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공중부양팽이 실험’이나 만지지 않고도 아이스팩의 온도를 알아볼 수 있는 ‘시온아이스팩 실험’ 등이 그 예다.

학생들은 실험을 진행하고 난 뒤 내용이나 느낀 점 등을 자세하게 담은 보고서까지 작성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꿈두레도서관 다목적홀에서 이 같은 실험들을 시연하는 ‘S.A.B 열린 꿈마당 과학축제 페스티벌’을 개최하면서 초·중·고등학생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선착순 모집했다.

해당 축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스스로 과학 경쟁력 확보에 이바지하고 창조적인 과학 마인드 함양을 모색하고자 재능기부 활동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비록 과학교구 및 실험키트의 한정된 수량으로 인해 선착순 참여 인원을 마감했지만, 모든 활동을 무료로 진행해 높은 참여율을 이끌어 냈다. 앞서 언급했던 실험 외에도 ▶3D프린터기 굿즈 제작 ▶생물과 환경 ▶화학실험 ▶서울대·프랑스 마르세유대학 박사 등 전문가 특강 등으로 구성해 큰 호응을 얻었다.

과학축제 페스티벌에 참여한 학생들.
과학축제 페스티벌에 참여한 학생들.

# DGIST 과학캠프

‘하이센스 융복합꿈마당’ 학생들은 지난해 7월 DGIST에서 1박 2일간 과학캠프를 진행하기도 했다.

캠프는 DGIST의 첨단과학 시스템과 과학시술 분야의 활발한 활동을 체험하며 융합과학인으로서의 꿈을 키우기 위해 마련됐다.

당시 꿈의학교 학생 20명과 진행교사 3명은 DGIST 홍보관과 실험실 등을 탐방하며 ▶생화학 UGRP 실험실 체험(미생물 스크리닝) ▶DGIST 도서관 및 연구동 체험 ▶과학실험 아이디어 대회 등을 진행하며 예비 과학도로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특히 LB배지에 스프레더를 이용해 대장균 배양액으로 원하는 모양을 그리며 진행된 대장균 배양 실험(스크리닝 실험)은 평소 진행하기 어려운 실험이었지만, 과학캠프를 통해 충분한 장비를 갖춘 실험실에서 전문 멘토들의 지시에 따라 실험을 실시하면서 학생들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캠프에 참여했던 장지은(18)양은 당시 보고서에 "책으로만 보던 과학실험들을 직접 해 볼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 됐다. 특히 DGIST 학생들의 학구열을 느낄 수 있었다"며 "교사가 꿈인 만큼 더 큰 세상을 경험하고 견문을 넓혀 학생들에게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게 해 주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적었다.

꿈의학교를 운영하는 이혜정(46·여)교장은 학생들이 바른 인성을 갖고 바람직한 성향을 갖춘 인재가 되길 바라고 있다. 특히 ‘하이센스 융복합꿈마당’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모두 과학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실생활에서도 과학과 관련된 사고를 갖추길 기대하고 있다.

이 교장은 "꿈의학교가 단순히 과학 이론을 배우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지식을 남들과 어렵지 않게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학생들이 꿈의학교를 통해 진정한 ‘꿈’을 찾길 바란다. 그리고 명확한 꿈을 갖고 이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사진=<하이센스 융복합 꿈마당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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