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계주<사진>울릉도 초대 군수의 고향인 인천시 옹진군 소야도에서 잊혀진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일 초대울릉군수배계주기념사업회와 소야리 주민 등에 따르면 오는 25일 대한제국 칙령 제41호 120주년을 기념하는 독도의 날 행사를 덕적면 소야리에서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소야에서 독도까지 이어지는 배계주 군수의 발자취를 재조명해 보며 한국민의 역사의식을 높이고, 독도 영유권 강화와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소야도와 독도의 섬 생태계 보존을 위해 기획됐다.

소야도 출신의 배 군수는 1881년께 울릉도에 입도한 뒤 16가구를 인솔해 산림을 개척하고 토지를 개간한 인물이다. 청일전쟁 이후 일본의 횡포가 심해지자 불법 벌목에 항의하는 내용을 오키나와 법정에 제소해 승소했다. 또 1901년 울릉도 최초학교를 신청하고, 울릉도민에게 내려진 최초의 행정지침인 울도군 절목을 준비하는 등 기틀을 닦았다. 하지만 도민과의 송사 문제에 두 차례 휩쓸리며 결국 1903년 면직됐다.

배 군수는 울릉군수에서 물러난 뒤 영종도를 거쳐 고향인 덕적도에서 1918년 생을 마감했다. 지금도 소야리에 생가가 있지만 사실상 폐허 상태에 머물러 있는 등 그동안 역사적 장소로 인식되지는 못했다. 이번 행사는 국토 수호의 역사를 기억함과 동시에 이를 문화 콘텐츠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준비됐다.

24일 전야제에서는 우리 영토인 독도의 생물다양성을 지키자는 내용의 ‘독도365’를 소야리 주민들과 함께 합창한다. 이 곡에는 ‘소야에서 사동항까지 한달음에 태평양 바다로 독도 보러 나간다. 매일매일 독도사랑’이라는 노랫말이 담겼다. 독도의 날인 25일에는 ‘소야에서 독도까지’를 주제로 한 권용섭 독도화백의 수묵화 퍼포먼스와 덕적도 진리선착장·소야9경 등에서 버스킹이 진행된다.

소야리 주민들과 기념사업회는 소야도에서 시작된 기념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배 군수의 외증손녀인 이유미(60)㈔생물다양성한국협회 이사장(초대울릉군수배계주기념사업회장)은 "할아버지가 태어나고 일본인들에게 쫓겨나서 은둔하다 돌아가신 소야에서 시작해 남해와 동해까지 내려가면서 생물다양성과 역사의식을 고취시킬 계획"이라며 "폐허처럼 돼 버린 생가에 작은 기념관이라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흥(75)소야1리 이장은 "소야리에 생가와 산소가 있는데 이런 행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덕적군에서는 가장 큰 인물이자 나라를 지킨 분이니까 올해부터 시작해 매년 기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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