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검단산단에 아스콘 업체 11개가 입주한 가운데 악취로 인한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인천시에서 악취저감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검단산단 전경 /기호일보 DB
지난 2017년 검단산단에 아스콘 업체 11개가 입주한 가운데 악취로 인한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인천시에서 악취저감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검단산단 전경 /기호일보 DB

대표적인 환경오염물질이자 1급 발암물질인 ‘벤조a피렌’을 배출한다고 알려진 인천지역 아스콘 제조사업장이 지역주민의 삶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도로 포장에 쓰이는 아스팔트 콘크리트인 아스콘을 생산하는 공장 가동으로 발생하는 발암물질 및 대기오염 물질, 악취 피해 등과 그로 인한 주민 민원은 지역의 고질적 문제로 남아 벌써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특히 아스콘 제조사업장의 주요 밀집지역인 서구지역 주민들은 인천시와 서구청에 민원을 넣고 피해 호소와 해결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아스콘 제조사업장으로 인한 지역 내 대표적 피해 사례로는 검단산업단지 인근에 위치한 금호마을을 꼽을 수 있다.

금호마을 주민들의 피해는 2년 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됐다. 금호마을은 모두 11곳의 아스콘 제조사업장이 입주해 있는 검단일반산업단지와 불과 300∼400m 떨어진 주거지역이다. 현재 400여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주민들은 아스콘을 만들기 위해 원료를 찌는 과정에서 악취·분진과 함께 다량의 유해물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공장 시설의 노후화도 악취와 각종 발암물질 배출을 심화하는 큰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 금호마을 주민들의 입장이다.

주민들은 악취와 분진, 유해물질 등의 위험 속에 살고 있다며 관할 지자체인 서구와 시, 환경부 등 관련 기관을 상대로 쾌적하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라는 민원을 줄기차게 제기했다. 당시 이들은 약 2㎞ 떨어진 검단2일반산업단지 부지로 아스콘 공장을 이주시켜 달라는 구체적인 의견도 제기했다.

하지만 시는 아스콘 제조사업장들을 현 위치에서 이전하려면 570억 원가량의 막대한 비용이 발생해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곤란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남수 금호마을 환경피해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도 똑같이 세금을 내고 사는 지역주민으로서 쾌적한 환경에서 행복을 추구하며 살 권리가 있다"며 "마을 인근의 아스콘 제조사업장에서 비롯된 악취·분진·유해물질로 마을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나 시에서 측정도 하고 단속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악취와 함께 산업단지 내 유해물질을 담당하는 서구청과 시는 각각 해당 지역에 자동채취장치를 동원해 악취시료를 모으고 유해물질을 측정하고 있다. 또 아스콘 제조사업장 이전 문제는 지난해 ‘클린서구 환경시민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현재까지 특별한 진전 없이 논의만 계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지역 환경단체인 ‘글로벌에코넷’ 관계자는 "시 보건환경연구원이나 지자체에서 아스콘 제조사업장의 악취나 유해물질 등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있지만 그 환경이나 기준이 유동적일 수 있다"며 "서구 금호마을을 비롯해 남원, 안양 등지에서 아스콘 제조사업장으로 인한 악취 및 유해물질 피해가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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