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국민의힘 인천시당 위원장이 들고 나온 도시통합론을 놓고 관가가 술렁이고 있다. 인천과 인접한 부천·시흥·김포 등을 통합해 인구 500만 도시로 만들자는 제안이다.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에서 진행되는 도시통합 논의에 맞춰 인천도 도시 통합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부천과 시흥·김포 등은 인천과 생활권이 맞닿아 통합을 해도 큰 이질감이 없다고 한다. 부천시는 인천 부평구와 시흥시, 계양구와 김포시 등이 닿아 있고, 시흥시는 남동구와 부천시 그리고 김포시는 계양구와 서구, 부천과 인접해 그렇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그는 인천이 이들 도시와 통합하면 인구 500만 명의 거대 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는데다, 공항·항만·경제자유구역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물론 주거·교육·교통 등의 문제도 통합적으로 해결해 삶의 질 향상과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럴 것이라는 기대에 앞서 통합이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이 든다. 어떠한 정책을 추진하려고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이다. 그래야 수용성도 담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위해 최소한 해당 지자체나 주민을 대표하는 의회의 의견 정도는 들었는지 모르겠다. 이러한 과정 없이 통합론을 꺼내든 것이라면 아무리 좋은 취지라고 하더라도 이면에는 다른 생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 십상이다. 실제 이 위원장은 다음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기도 해 지방선거를 앞둔 사전 포석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또 성숙하지 않은 통합론은 자칫 지역 간 불필요한 갈등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이미 지난 2014년에도 당시 송영길 인천시장이 새해 벽두부터 이들 4개 도시의 통합론을 주장했다.
여론의 따가운 질책만 받고 물러섰던 기억이 있다. 설령 인천이 부천과 김포, 시흥을 끌어안아 부산을 제치고 500만 도시가 된다고 해서 시민들의 삶이 나아지거나 도시가 발전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내놓는 막연한 기대감을 담은 통합론은 현실적이지도 않지만, 작은 것을 지향하는 지방자치의 근간을 훼손하는 위험한 발상일 수도 있다. 3선 국회의원까지 지낸 그가 생존을 위해 통합에 나서는 지방과 달리 전체 국민의 절반이 모여 사는 수도권에서의 도시 통합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것인지 속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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