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거버넌스’ 시대를 맞아 경기도의회가 의정활동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을 넓히는 등 적극적인 ‘거너번스 캠페이너(campaigner)’ 역할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로컬 거버넌스는 지방정부·의회, 시민, 전문가, 이해 관계 집단 등이 지혜를 모아 협력하며 현안을 해결하는 지역단위 공동체로서 도의회가 이러한 협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는 지난 15일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2020 하반기 경기도 정책토론 대축제-경기도 로컬 거버넌스 구축 및 경기도의회의 역할 모델 도출을 위한 토론회’를 진행했다.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경희(민·고양6)의원이 좌장을 맡고 이형용 거너번스센터 이사장(주제발표), 김달수(민·고양10)도의원, ㈔경기시민연구소 올림 박완기 소장, 박홍순 서울 강남구 자치협력관(커뮤니티허브 이사), 서울대연구원 미우라 히로키 박사, 전기풍 거제시의원 등이 참여했다.

이형용 이사장은 ‘거버넌스 시대 지방의회의 위상과 역할’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로컬 거버넌스의 구축과 실효성 있는 작동을 위해 도의회가 대외적으로 분권자치·정당 민주화 캠페인 등을 전개하고 내부적으로는 정기 시민보고회, 의회 특별위원회 민간위원 참여 등 주민과 함께 하는 의회 운영을 위한 다양한 모델을 창안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 이사장은 "분권의 패러다임이자 다양한 공동체 주체들이 공동체 문제 해결 과정과 운영에 참여하는 자치의 패러다임으로 분권자치의 확대·강화 없이는 로컬 거버넌스의 발전과 활성화는 어렵다"며 "주민주권의 지방자치가 활성화해 지역주민의 이해, 생활에 밀착한 지방정치가 정상화하고 의회 스스로 지방정치의 중심성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본 토론에서 김달수 도의원은 "도민과 함께 융합되는 경기도 로컬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며 "도민의 의견을 어떻게 의회가 의제화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완기 소장은 ▶조례 제·개정 시 시민사회 및 주민들과의 간담회 및 공청회 사전 개최 ▶도정 또는 도 주요 이슈에 대한 공론의 장 마련 ▶도정 전반에 대한 협치형 전환 등 로컬 거버넌스에 부응하는 도의회 의정활동 방향성을 제시했다.

박 소장은 "도의회 의정활동 과정에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도의회 활동을 도민들과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할 정책적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홍순 이사장은 로컬 거버넌스가 행정-의회-시민사회 간 횡적 층위에서의 협력과 광역·기초지방정부 간 종적 층위에서의 협력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 "정당·정파적 편가르기의 늪을 넘어서기 위한 연합정치의 새로운 정치·사회·문화 형성과 결합될 때 그 실효성과 전망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우라 히로키 박사는 2016년 제정된 도의회 기본조례의 실천과 점검을 바탕으로 로컬 거버넌스 강화 방안을 살펴봤다.

그는 "로컬 거버넌스는 완전히 새로운 과제가 아니라 이미 공유된 기존 과제를 착실하게 실행하는 과제 또는 제안 실천의 법적 근거가 이미 마련돼 있는 상태로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기본 조례의 이념과 비전, 원칙, 방향성 등을 구체화하고, 현실적으로 점검하고, 평가 개선 및 개정해 가는 것이 지방의회가 로컬 거버넌스에 기여하는 이미 합의된 과제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김경희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 의원 인터뷰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현 시대에 더욱 적합한 발상입니다."

 ‘경기도 로컬 거버넌스 구축 및 경기도의회의 역할 모델 도출을 위한 토론회’를 계획한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경희(민·고양6)의원은 "협치와 민간 협력이 사회적 화두인 가운데 도의회가 어떤 역할에 나서야 할지 고민해 보고자 이번 토론회를 마련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시의원 3선을 거쳐 도의회까지 그동안 의정활동을 하며 많은 지방의원들이 열심히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도민들이 바라는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발생하거나 지역 갈등이 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었다"며 "상호 충분한 소통이 기반이 된다면 이러한 갈등이나 오해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 사람이 한 걸음을 가기 위해 같이 의논하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충분한 합의에 이를 수 있어야 한다"며 "소통이 바탕이 된 의회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정활동의 방향으로, 이번 토론회를 통해 로컬 거버넌스, 소통과 협치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의회가 2016년 제정한 ‘기본 조례’는 이미 거버넌스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정책 입안 과정에서 도민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될 수 있도록 공개 회의를 강화하면서 의회가 충분히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김영호 기자 ky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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