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비 빼먹기 기술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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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비 빼먹기 기술자들
  • 이창호 기자
  • 승인 2020.10.26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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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이다. 인천시 공무원 한 명이 재미있는 말을 했다. 자기네 과는 아니지만 대부분 과에서 출장비를 빼먹는다는 것이다. 

자기네 과는 출장비를 빼먹진 않지만 출장 나간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돈을 공용으로 사용한다고 했다. ‘팀비’라는 명목으로 쓰는 이 돈을 출장이 없는 사람들은 매달 2만 원 정도 낸다. 그러나 출장이 잦은 사람들은 자신의 출장비를 다 줘야 하니 15만∼20만 원 낸다는 것이다.

출장비를 빼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출장을 가지 않았지만 간 것처럼 해 한 사람당 하루 2만 원 정도를 빼먹는 거다. 또 1시간 출장 갔지만 4시간 정도 출장을 간 것처럼 해 돈을 타먹는다. 

A공무원은 "출장비를 가짜로 올린 뒤 받아서 팀비로 쓰는 게 월에 한 50만 원은 넘는 것 같더라"며 "나도 공무원이지만 이건 혈세를 좀먹기 때문에 꼭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본청만 팀이 415개다. 팀당 30만 원씩만 출장비를 빼먹어도 매달 1억2천450만 원이다.

2018년 8월 인천시는 중구 공무원들이 특근 매식비와 출장비를 허위 청구했다며 회수 처분을 지시했다. 특근 매식비는 정상근무(오전 9시∼오후 6시) 외 시간외 근무한 공무원들에게 지급되는 식사비인데 먹지도 않는 밥을 먹은 것으로 꾸몄다. 1인당 6천∼7천 원씩 수십 차례 가짜로 청구했다. 

또 중구 공무원들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출장도 1만~2만 원의 출장비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2년 전 기초단체 잘못을 꾸짖은 광역단체 인천시도 똑같은 잘못을 하고 있다. 정보공개 청구해 허위 출장을 모두 밝혀낼까. 

천안시는 공무원 출장비 허위 수령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천안시 팀장급 공무원이 출장을 가지 않고 갔다고 속여 출장비를 받아낸 것이다. 인천시 공무원들과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

인천시는 출장비를 빼먹는 게 관행처럼 굳어졌다. 그리고 출장 나간 사람들의 노고를 위해 지급하는 출장비를 ‘밖에서 편히 놀다 왔으니 팀비로 내라’식의 방식은 사라져야 한다. 열심히 일한 사람들의 수고와 가치를 폄하하는 일이다. 

A공무원은 "방송사가 잠복했다 출장비를 조작하는 그 순간을 찍지 않으면 고쳐지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이라도 인천시는 구멍난 출장비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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