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이 밀집돼 있는 산업단지공단이 안전하지 못하다. 산업단지는 우리나라 공업 입국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주역이다. 이러한 곳이 안전하지 못하다 함은 종사자들 또한 산업재해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그러잖아도 여전히 산재왕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발표한 남동·반월·시화 등 전국의 상위 7곳 국가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소방청이 특별조사를 실시한 결과, 3곳 중 1곳은 불량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는 소식이다. 

크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잖아도 산업단지 내 사업장에서 크고 작은 화재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곤 한다. 특히 사업장이 밀집돼 있는 관계로 산단 내에서 한번 불이 나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각종 화학물질이 타게 되면 소방당국은 진화에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귀중한 인명과 재산 손실이 크다. 보도에 따르면 소방청이 최근 5년간 안전사고 상위 7개 국가산단 입주업체 7천748곳을 조사한  결과, 불량으로 판정받은 업체는 38%에 해당하는 2천960곳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시화 1천15곳(34.3%), 여수 630곳(21.3%), 구미 465곳(15.7%), 반월 303곳(10.2%), 인천남동 294곳(9.9%), 울산 237곳(8%) 등이다. 특히 인천 남동산단의 경우 소방안전 조사를 받은 452개 업체 가운데 65%에 해당하는 294곳이 불량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해하기 어렵다. 어느 곳보다 고도의 안전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곳이 사업장들이다. 이러한 사업장들에서 소방관리법이나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등 화재 예방을 위해 명시한 사항들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든 화재는 사후에 분석해 보면 주의 태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나곤 한다. 조금만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면 예방할 수 있는 화재사고로 분석돼 안타까움을 더하곤 한다. 산단에서의 화재는 우리의 예방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소방당국의 지속적인 안전점검에 이어 사업장 종사자들의 안전에 대한 철저한 의식의 전환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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