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 인천지방경찰청 형사과 강력계 경위
김태원 인천지방경찰청 형사과 강력계 경위

인천은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곳, 나의 고향이다. 50년 넘게 인천에서 살고 있지만 범죄에 대한 불안감을 느껴보지 못했다. 물론, 오랫동안 경찰관이란 직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린 시절을 기억해 봐도 내가 사는 인천은 범죄에 대한 염려로 불안한 곳은 아니었다. 2000년대부터 글로벌화로 인해 급격하게 변화하는 생활 패턴 속에서 보이스피싱과 같은 신종범죄가 생겨나고 점점 흉포화됐다. 

인터넷 등 온라인에서 인천은 실질적인 통계자료의 범죄율보다 큰 사건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도시로 인식되고 있다. 인천은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도시가 아니다. 네티즌의 인식과 다르게 인천은 우리나라의 관문 인천국제공항과 항만, 백령도, 연평도 등 북한과의 접경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범죄율이 가장 낮은 도시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국내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그 수치는 현저히 낮게 나타난다. 

혹자는 일상적인 사건 사고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관련기관과 보다 큰 목소리를 내는 언론 때문에 불안한 도시로 인식되고 있다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한다. 오래전 인천은 여러 지방 사람들이 삼삼오오 이주하면서 도시를 이뤘고, 2000년대부터 포화상태인 서울을 피해 이주한 사람들이 점차 늘어가면서 광역도시가 됐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인천은 지역에 대한 관심과 사랑보다는 한 번쯤 거쳐 가는 곳 정도로 인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인터넷과 SNS로 개인의 모든 일상까지 전파되는 요즘에는 작은 사건 사고에 대해서도 전달자의 의도와 달리 크고 무서운 이야기로 와전되는 경우가 있다. 내가 사는 곳에 조금이라도 관심이나 애정이 있다면 바로 반박하거나 수정을 요구해야 한다. 내가 사는 지역을 사랑하고 좀 더 관심을 갖게 된다면 내 주변 사람들이 모두 친구로 여겨지고, 사랑과 정이 오가는 마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따뜻한 미소가 어우러지면 지금보다 안심하고 더 살기 좋은 안전한 인천이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