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회가 내년 광주대단지사건 50주년을 앞두고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준비위원회 구성과 기념의 달 선정 등을 통한 실체적 규명을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최현백(판교·운중·백현동·사진)의원은 지난 23일 열린 제258회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1971년 8월 10일은 군사독재정권의 졸속 행정에 항거했던 성남시 태동의 역사 광주대단지 항쟁이 발생한 날"이라며 "당시 군사정권에 의해 살림살이 하나 챙기지 못하고 쫓겨나듯 허허벌판 황무지에 버려진 철거민과 도시빈민들이 굶주림과 공포에 떨며 유린당한 인권을 되찾고자 국가를 상대로 벌인 생존의 투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군사정권에 의해 유력 언론에서 생존을 위한 투쟁을 폭동과 난동으로 폄훼함으로써 시는 한때 범죄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썼으며, 아직도 힘없는 민초들의 항쟁에 대한 실체적 규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장과 시의회 의장, 국회의원, 성남교육장, 시민단체와 문화예술 분야, 학술 분야, 교육·청소년 분야 등이 참여하는 성남광주대단지항쟁 50주년 기념 준비위원회 구성 ▶준비위원회 산하 TF 신설 ▶공식 명칭 확정·선포 및 내년 8월 기념의 달 선정 등을 제안했다.

광주대단지사건을 재조명하는 활동은 지속돼 왔다. 2017년부터 성남의 슬픈 역사를 규명하고 시민 항쟁이었음을 알리기 위한 노력으로 뮤지컬 ‘황무지’가 매년 공연되고 있고, 시의회는 지난해 6월 광주대단지사건 기념사업 등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한국언론학회가 제작 지원해 원도심 주민들과 관련자들의 생생한 증언과 경험담을 재구성한 다큐멘터리 ‘난장이 마을’이 휴스턴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 7월에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8·10광주대단지사건기념사업회를 출범시켜 그동안 사건이나 항쟁 등으로 혼용하던 명칭을 성남광주대단지항쟁으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

최 의원은 "시민 화합과 특례시를 지향하는 중요한 갈림길에서 시 태동의 결정적 계기가 된 광주대단지항쟁의 역사적 재조명은 반드시 풀어야 할 우리의 시대적 과제"라며 "시민들의 노력에 이제는 시의회와 시가 화답할 시기가 됐다고 본다"고 촉구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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