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 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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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치는 말
임봉주 인천문인협회 이사/시인
  • 기호일보
  • 승인 2020.10.29
  •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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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봉주 인천문인협회 이사
임봉주 인천문인협회 이사

양 무제가 달마대사를 궁궐로 초청해 달마에게 묻기를 "절을 짓고 불경을 번역한 짐의 공덕이 얼마나 큽니까?" 묻자 달마는 ‘무(無)’라는 말만 남기고 양나라를 떠나 북위로 가버렸다.

숭산(嵩山) 소림사에서 9년 면벽 수행을 하고 있던 달마는 눈 내리는 밤 팔을 잘라 바친 혜가(慧可)를 제자로 받아들였다. 

어느 날 혜가가 달마에게 "요즘 제 마음이 몹시 편치 않습니다"라고 말하자, 달마는 혜가에게 "편치 못한 그 마음을 가져오너라, 그러면 그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겠다"라고 말했다. 혜가는 그 말을 듣고 문득 깨달음을 얻었다. 

지방을 떠돌며 설법 중인 혜가 앞에 문둥이 승찬이 몸을 던지며 물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합니까?" 혜가는 승찬에게 "고통스럽게 하는 그 죄를 찾아 가져오너라, 그러면 그 죄를 없애 주겠다"라고 말했다. 승찬은 그 말을 듣고 깨우침을 얻었다. 혜가는 승찬(僧璨)을 제자로 받아들였다. 

그 뒤 3조 승찬은 험준한 완공산에 들어가 유명한 ‘심신명(心信銘)’을 썼다. 열네 살인 도신(道信)은 늘 진리에 목말라 하던 중 82세인 승찬을 찾아가 "어떻게 하면 해탈할 수 있습니까?" 물었다. 승찬이 "지금 누가 너를 묶었느냐?" 되물었다. 도신은 승찬으로부터 그 말을 듣고 깨달음을 얻었다. 

4조 도신은 수말, 당나라 초 혼란기에 반야심경을 널리 전파했다. 도신이 시골길 가던 중 한 아이에게 성씨를 묻자, 홍인(弘忍)이 대답하기를 "불성(佛性)입니다"라고 답했다. 도신은 홍인이 장차 큰 법기(法器)임을 직감하고 홍인을 제자로 삼았다. 

5조 홍인은 ‘이 물건이 무엇인가’를 화두로 삼아 참구(參究)하고 화두(話頭)를 공부하는 조사선(祖師禪) 기틀을 마련했다. 돈오(頓悟)를 주창하는 남종선 혜능(慧能)과 점오(漸悟)를 주창하는 북종선 신수(神秀)를 제자로 남겼다.

6조 혜능은 글자를 알지 못하는 일자무식이었는데, 여관에 땔감 팔러 갔다가 「금강경」 읽는 소리를 듣고 발심한 바 있어 홍인을 찾아갔다. 정진 끝에 깨달음 얻고 홍인에게 가사를 받았으나, 신변의 위협을 염려한 홍인의 보호 아래 야반도주했다. 

조계산에 주석했는데 한 비구가 물었다 "글자를 모르는 그대가 어찌 진리를 안다고 하오?" 혜능은 말했다. 진리는 하늘에 있는 달과 같다. 문자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불과한 것이다. 달을 보는데 꼭 손가락을 거칠 필요는 없다. 선종의 불립문자는 이렇게 해서 유래된 것이다. 혜능은 뛰어난 제자를 많이 남겼으며 유명한 「육조단경」을 남겼다. 

혜능의 제자 남악회양(南嶽懷讓)은 날마다 좌선만 하는 마조도일(馬祖道一) 옆에서 벽돌을 갈면서 거울을 만들겠다고 했다. 

마조도일이 시비를 걸자, "너는 참선한다고 종일 앉아 있는데 수레가 움직이지 않으면 수레를 쳐야 옳은가? 소를 쳐야 옳은가?" 반문했다. 마조도일은 이 말을 듣고 깨우침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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